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를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 놓겠다고 누차 밝혀왔다”며 “북한이 호응한다면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유열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집계를 인용해 지난 14일 오후 6시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북한 전역에서 39만2920여 명의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되는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4월 말 이후 누적 유열자 수는 121만3550명, 사망자는 50명에 이른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관련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김영철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보내려 했으나 북측이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백신과 의약품, 마스크 등을 제공하고 기술 협력도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통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과 첫 화상통화를 하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상호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범진/김동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