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2주 남았는데 정책경쟁 뒷전
서울·강원 7명 난립 전국 최다
서울 보수 '3자 단일화' 또 불발
경기·부산은 보혁 1대 1 대결 성사
6·1 지방선거에 출마할 교육감 후보들의 윤곽이 대부분 정해진 가운데 서울 보수진영 후보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16일을 합의 ‘데드라인’으로 잡았는데 이날까지도 후보들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경기 부산 등 다른 지역이 단일화를 마치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선거일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서울교육감 보수 단일화는 이번에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3자 단일화’ 또 불발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59명이다. 이 중 서울교육감 선거에는 7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강원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나섰다.
서울은 조희연 교육감의 ‘3선 도전’과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관전 포인트다. 조 교육감은 지난 2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전에 들어갔다. 진보진영에선 강신만 최보선 후보도 나섰지만 인지도를 감안하면 조 교육감으로 표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일화를 외쳐온 보수진영은 한 달 넘게 파열음만 이어지고 있다.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윤호상 등 4명의 후보가 난립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합의 추진에 나섰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서울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지도자회의’는 이날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후보가 참석하는 보수 단일화 서약식을 기획했지만 박선영 후보만 참석했다.
박선영 후보는 “입으로는 단일화를 외치면서 제일 먼저 달려가서 본후보 등록을 하고 자기 주장은 조금도 굽히거나 협의, 타협, 양보하지 않는 마이웨이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조영달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시민사회지도자회의는 있지도 않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단일화의 불씨를 이어가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지도자회의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했을 뿐 단일화에 대한 어떤 권한도 위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육감 투표용지 인쇄는 예상보다 늦어진 20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인쇄 전 단일화에 성공해야 투표용지에 ‘사퇴’라고 표시돼 단일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극적인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유세 등 선거전을 펼칠 시간이 열흘에 불과해 보수 교육계에선 이번에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진영은 2014년·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해 득표율 합계가 과반임에도 잇달아 조희연 교육감에게 패했다.
경기도, 성기선·임태희 양자 대결
경기교육감 선거도 당초 서울처럼 여러 명의 후보가 난립했지만 양 진영 모두 단일화에 성공해 보수와 진보의 1 대 1 대결이 성사됐다. 진보진영에서 김거성 박효진 성기선 송주명 이종태 이한복 등 6명의 후보가 나섰다가 성기선 후보로 단일화했다. 보수진영에선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가 추대한 임태희 후보가 보수 단일후보로 등록했다. 경기도는 이날 교육감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했다.
부산에선 진보진영의 김석준 후보와 보수진영의 하윤수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김 후보와 하 후보는 불법 선거 개입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하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대전은 첫 진보 교육감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중도·보수 성향의 설동호 교육감에 맞서 진보 진영의 성광진 후보와 김동석, 정상신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인천에서는 진보 성향의 도성훈 교육감에 맞서 중도·보수 성향의 최계운 서정호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이날 보수 성향의 허훈 후보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원은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는 민병희 교육감의 자리를 두고 7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진보진영에선 강삼영 문태호 후보가 나섰고 보수 쪽에선 신경호 원병관 유대균 조백송 민성숙 등 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자신의 패배를 예측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본인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 해명이나 먼저 하고 얘기를 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말로 말이 안 되는 말씀을 자주 많이 하신다”며 “내 눈에 들보도 좀 보고 남의 티끌을 지적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 해 봤다”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18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위원장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에 불과한 점을 거론하면서 “당에서는 윤형선 후보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원래 억지 소리 전문당”이라며 “남의 당의 문제를 지적하려면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된다”고 일축했다. 성추행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전 의원 등 민주당의 성비위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제재를 했고 다시는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성희롱, 성추행 심지어 성폭행, 그리고 성상납, 이런 걸로 하면 국민의힘이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선거전 첫날 지도부 계양 집결…"가장 유능한 일꾼 이재명 출전시켰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인천에 집결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리는 선거"라고 지지를 호소했다.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천 선대위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났는데 벌써 물가가 불안하다.주가가 불안하다.금리도 불안하다.환율도 불안하다.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로 균형을 잡고 민생을 살릴 '일꾼론'을 앞세운 것이다.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심판 선거가 아니라 일꾼 선거"라며 "시민들은 유능한 일꾼을 찾고 있다.유능한 민주당 후보들이 좋은 공약을 가지고 인천을 발전시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박홍근 원내대표는 "동네일과 나랏일은 다르다.동네에서만큼은 주민의 삶에 밀착된 것이 지방의원들"이라며 "대통령 이름 석 자를 가지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 속에서 능력이 검증되고 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그는 용산 집무실 이전, 공약 파기, 인사 문제 등을 윤석열 정부의 '세 가지 큰 실책'으로 칭하며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가 바로 가도록 하기 위해 국민들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야 하는 시간"이라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를 위한 지원에도 나섰다.윤 위원장은 "저희가 인천으로 온 것은 이번 지선의 정치 일번지, 태풍의 핵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각오로 계양구에 가장 유능한 민생 일꾼 이재명 후보를 출전시켰다"고 말했다.박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이 후보가 불체포특권으로 구속을 피하려고 출마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이 후보가 지은 죄가 없는데 왜 체포를 두려워하겠느냐. 이 후보도 불체포특권 폐지에 흔쾌히 동의했고,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박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도 국민의힘이 불체포특권 폐지법을 발의한 것을 두고도 "이 법안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불체포특권이 사라지는 것을 반대할 분들은 그쪽에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서도 "평생 사람 잡아넣는 일밖에 한 적이 없는 분이 법무부 장관이 돼서 무슨 일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공직자들을 겁박해 (충성) 맹세하게 하고, 문재인 정부 인사를 잡아넣고 국회의원 뒷조사하고 이런 부분을 국민들께서 다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또 "내 편 경력을 위조하면 모른 척하고, 상대편 경력을 위조하면 징역 4년 형을 때리는 선택적 법치", "말로만 하는 협치이고 독재" 등 표현을 사용해 비난했다.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내일 특위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속전속결로 징계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김병우 "성과 낸 교육감" vs 윤건영 "중도·보수 단일후보"19일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충북교육감에 출마한 후보들이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을 받지 않아 기호가 없고, 후보자 정보를 접할 기회도 부족해 유권자 관심이 덜하다.그런 만큼 다른 선거에 비해 부동층이 많다.진보성향의 김병우 후보와 보수성향의 윤건영 후보가 맞붙는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MBC 등 방송 3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도내 유권자 800명에게 휴대전화 면접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 ±3.5%P)는 김 후보(23.3%)가 윤 후보(18.7%)를 여유 있게 앞섰다.당시 후보 신분을 유지했던 김진균 후보는 5.2%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지지 후보가 없다'(32.4%)거나 '모르겠다'(18.6%)는 응답이 51%에 달했다.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과반이라는 의미다.두 후보는 이번 선거 역시 부동층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김 후보는 "교육감 선거는 학부모, 교원 등 교육가족 관련 유권자의 3분의 1 정도가 적극적인 참여층"이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머지 3분의 2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그의 캠프는 김 후보가 성과를 낸 교육감이라는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가독성 높은 카드뉴스로 만들어 전파하고, 온라인 공간의 각종 모임방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활용해 부동층에 접근한다는 계획이다.후보의 친근한 이미지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후보의 육성으로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전화 ARS도 발송하고 있다.윤 후보 측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연대'에 참여하는 등 자신이 김 후보와 맞설 중도·보수 단일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인지도를 끌어 올릴 계획이다.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김진균·심의보 후보의 지지층 흡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윤 후보는 김 후보 재임 8년간 학생들의 학력저하, 교장 공모제를 통한 편법인사, 도교육청 납품비리 의혹 등이 발생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중도층 표심잡기에 나설 예정이다.정당이나 기호가 없는 교육감선거는 투표용지도 자치단체장·지방의원과 다르다.기호가 있는 선거는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을 기호순으로 세로 표기하지만, 교육감 선거의 후보 이름은 가로로 나열된다.선거구마다 후보자 이름 배열순서가 다른 투표용지가 배부된다.애초 3명이 후보 등록했던 이번 선거는 '김진균-김병우-윤건영'(A형), '김병우-윤건영-김진균'(B형), '윤건영-김진균-김병우'(C형)로 배열한 3개 유형의 투표용지가 만들어진다.다만 지난 14일 사퇴한 김진균 후보의 기표란에는 '사퇴' 표시가 된다.이는 특정 후보의 이름이 앞자리에 배치돼 투표율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2014년 선거부터 도입된 제도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