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이 근저당한 아파트 한달만에 매수
"불법 딱지거래나 편법증여 가능성"
신반포청구, 현시세는 20억원 웃돌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1998년 25살의 나이로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매입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편법 증여, 불법 딱지거래 등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늘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를 열고 부동산을 포함한 의혹 검증에 나선다.

한 후보자는 1998년 3월 서초구 신반포청구아파트 전용 59.91㎡를 1억원대 초반에 매입했다. 당시는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 시세가 2억원을 밑돌던 시절이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지 한달만에 20대 청년이 강남 고가 아파트를 매수한 것이다. 신반포청구의 현재 시세는 20억원을 웃돈다.

한 후보자에게 아파트를 판 정 모씨는 한 후보자와의 거래 한달전인 2월 한 후보자의 모친 허모씨로부터 1억원을 빌려 아파트를 구입했다. 한 후보자는 허씨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로 아파트를 샀고, 허씨는 한 후보자가 집을 산 지 한 달 뒤인 1998년 4월 해당 아파트에 대한 근저당권을 해제했다. 한 후보자는 약 4년 후인 2002년 12월 1일 이 아파트를 매각하게 된다.

복잡한 거래에 대한 의혹은 두 가지다. 우선 불법 딱지거래 가능성이다. 당시 무자격자가 근저당을 설정해 실질적인 권리자로 조합 아파트를 매입하는 방식이 횡행했다. 조합원 앞으로 근저당을 설정 한 뒤, 전매 금지가 풀릴 즈음 아파트 소유권을 바꾸는 식이다.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에서 근저당 후 매매가 이뤄지는 비슷한 방식의 분양권 거래가 10여개 이상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는 불법증여 가능성이다. 한 후보자가 아파트를 매입한 후 근저당권이 해제됐지만 한 후보자가 모친에게 돈을 갚았다는 증빙은 내놓지 않았다. 한 후보자가 허씨에게 돈을 갚지 않았거나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면 편법 증여 가능성이 있다. 허씨가 아파트 대금 1억원을 한 후보자 대신 지불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신반포청구를 판 돈을 활용해 삼성동 아파트를 매입했고, 5년 뒤에는 또 이걸 팔고 서초동 아파트를 매입하며 자산을 불렸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당시 IMF 영향으로 집값이 낮았던 때였고 급여와 예금, 적법하게 증여받은 돈으로 해당 아파트를 1억 원대 초반으로 매수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등기 과정이나 경위는 자료 확보 이후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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