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얼굴총리 선언" 질타에 韓 "오해했다면 사과, 겸손한 총리 되고 싶어"
'저출생은 페미니즘 탓이냐' 질문에 "현명한 국민들 다수의 생각 아니다"
책임총리제 설전…韓 "전 얘기해 본적 없다" "의전총리하겠다?"
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책임총리제를 놓고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한 후보자가 "저는 한 번도 제가 책임총리라는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말했고"라고 답하면서 촉발됐다.

앞서 강 의원이 "5·18 민주화 운동을 두고 정치권의 일부 인사들이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했다'고 망언을 했다.

책임총리로서 이런 철학을 가진 사람을 국가보훈처장으로 추천하겠느냐"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는 책임총리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일 뿐 자신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강 의원은 "한 후보자는 당선인의 뜻과 다르다는 것이냐. 책임총리를 맡기겠다는데 후보자는 전혀 할 생각이 없냐"고 따져 물었고, 한 후보자는 "그런 말씀이 아니다.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강 의원은 청문회 말미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당장 사과하세요.

책임총리제 발언은 당선인 발언이고, 후보자는 그런 생각이 아예 없습니까"라며 "책임총리제라고 (인터넷 검색창에) 쳐 보세요.

얼마나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강조했는지. 어떻게 청문회장에서 거짓말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 후보자는 "그렇게 오해를 했다면 제가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하면서도 "책임총리제를 제가 마다하거나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책임총리제라는 것은 헌법에서 정한 대통령과 총리의 운영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보면 총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내각을 통할한다고 돼 있다"며 "당선인은 총리에게 그런 권한 부여와 책임 부과를 분명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저는 이해하고 싶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가슴에 손을 얹고는 "내가 책임총리니까 우리 각료들 전부 다 내 말을 따르라는 것보다는, 좀 겸손한 총리가 되고 싶다"라고도 했다.

강 의원은 "후보자의 방금 발언은 본인은 의전총리이고 대독총리이고 얼굴총리라는 선언으로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이 사안에 대해 굉장히 중대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책임총리제 설전…韓 "전 얘기해 본적 없다" "의전총리하겠다?"
이 공방에 앞서서는 윤 당선인의 대선 당시 발언을 한 후보자가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강 의원의 질의도 잇따랐다.

한 후보자는 "어떤 정치인이 '저출생 문제는 페미니즘 탓이며 건전한 이성 교제를 막는다'라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강 의원 질문에 "현명한 국민 다수의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철학을 가진 사람을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당선인이 지명한다면 책임총리로서 제청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들이 사전에 충분히 알려지고 검증이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추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코로나 확산이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면 민란이 있었을 것이라는 발언도 있다.

시의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모두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경향에 빠진 사람들은 아닌지 되돌아는 봐야 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