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다음달 20~22일로 확정됨에 따라 2박3일의 국내 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와 판문점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대상으로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반도체, 바이오 공장 등 양국 경제안보를 상징할 수 있는 시설도 방문 가능한 장소로 꼽히고 있다.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측은 다음달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이틀 밤을 머무른 뒤 22일 오전 일본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두 차례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1박2일 일정으로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여유가 있다. 방문 지역은 △한·미동맹 △대북공조 △경제안보 등 세 가지 의제를 상징할 수 있는 장소들이 거론된다.

도착지는 과거와 동일하게 평택 오산 공군기지로 예상된다. 한·미 정상회담 장소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지는 용산 국방부 청사 인근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 측은 집무실, 국방컨벤션센터,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정상회담과 환영 만찬 장소 등으로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나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첫 방한 당시엔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 2019년 두 번째 방한 땐 DMZ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인 캠프 보니파스를 찾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우리 측 건물인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예정에 없던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경제안보 동맹을 상징할 장소로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공장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송도 3공장 등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평택 공장은 세계 최대 D램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한 문재인 대통령도 만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