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4년전 이정식 해임 요청…본인 비위 공유한 직원 감사 지시도
이정식 사무총장 시절 노사발전재단 직원 절반 이상 징계받아(종합)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던 기간에 재단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위 혐의로 징계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2017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3년간 노동부는 감사를 통해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를 적발해 재단에 징계를 요구했다.

노사발전재단은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노사발전재단 임직원 289명 가운데 3년간 징계를 받은 대상은 56.1%(162명)에 달한다.

162명 중에는 중복 징계를 받은 직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재단의 비위 수준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2월에는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 공금 유용, 성희롱 등을 이유로 총 89명(파면 1명, 해임 1명, 정직 3명, 감봉 1명, 경고 16명, 주의 67명)이 징계를 받았다.

노사발전재단의 이 같은 근무기강 해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매년 지적받았으나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동부는 이 총장을 해임할 것을 노사발전재단 이사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노동부 감사에서 이 총장 개인의 비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노동부는 2018년 부하 직원으로부터 고급 양주 수수, 관용차 사적 사용, 성추행 사건 지연 처리 등 이 총장의 비위 5건을 적발했다.

하지만 재단 이사회는 해임은 지나치다며 약식 구두 표결로 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자신의 비위 내용을 사내 직원들에게 전달한 관리자에 대해 감사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입수한 2019년 4월 노사발전재단 인사징계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재단의 한 직원은 2018년 11월 고급 양주 수수 등 이 총장의 비위 행위를 직원들에게 공유했다가 이사회 중요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감사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이 직원에 대한 감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는 "감사를 지시한 것은 그 직원이 이 후보자의 정보를 유포해서가 아니라, 그 직원의 행동이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저촉될 수 있다고 기관장으로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 자세한 사항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