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검찰개혁 관여해 할말 많아…전체회의에서 더 말씀드릴 기회 달라"
'사표철회' 김오수, 법사위 출석해 12분간 '검수완박' 반대 열변
김오수 검찰총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출석을 위해 국회를 찾은 김 총장의 표정은 비장했다.

소위 위원들보다 일찍 회의장에 도착한 김 총장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자리에 앉아 준비해 온 자료를 꼼꼼히 검토했다.

파란 플러스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기도 했다.

그는 일부 위원들이 착석한 뒤에도 다른 위원들을 기다리느라 회의가 지연되자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최강욱, 이수진(동작을), 김용민 의원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인사했다.

곧이어 회의가 시작되자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총장의 의견만 청취하기로 한 회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용민 의원은 박주민 제1소위 위원장을 향해 "검찰총장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끝내는 상황이 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 의원들이 한마디 입장조차 내지 못하거나 의사 진행에 대해서 의견을 내지 못한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강욱 의원도 "(김 총장이) 현안이 있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출석을 거부하다가 이런 식으로 나와가지고 매번 쇼잉하는 것을 그대로 용납하는 것이냐. 낭송회 듣는 자리도 아니고"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김 총장은 "두 분 위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님들이 질의하신다면, 제가 소상하게 있는 그대로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한 뒤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현행 제도 안착의 중요성과 위헌 소지, 송치사건 보완 수사, 중요범죄 직접 수사 폐지 등 크게 네 가지 문제를 제기하며 12여분 간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론을 펼쳤다.

김 총장은 "이 법안처럼 (검찰이) 아무런 수사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그 오랜 기간 축적된 국가수사력을 그대로 사장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제도 안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수사권 조정이)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검찰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려는 것은 상처를 더 곪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발언을 마친 뒤 '사과나 반성 한마디가 없다'는 김용민 의원의 질타에 "제가 성찰하고 반성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전체회의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소상하게 (말씀을 드리겠다). 2019년 검찰개혁에 관여했던 저로서는 드리고 싶은 말이 오히려 더 많다"며 다시 법사위에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현직 검찰총장이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 때에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18년 문무일 당시 총장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의 입장을 밝힌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흔치 않다.

더구나 법사위 소위원회에는 장관급인 검찰총장 대신 차관급이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2020년에는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관련해 진상 파악을 위해 윤 총장의 전체회의 출석을 추진했으나,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사표철회' 김오수, 법사위 출석해 12분간 '검수완박' 반대 열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