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김정일 생일, 지난 10일 김정은 집권 10년행사 이어 또 불참
담화로 건재 과시…도발 준비설 있지만 '건강 이상' 추정도
北박정천, 김일성 생일행사도 빠져…軍서열 1위에 무슨일 있나
북한 군부 일인자인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비서가 최근 주요 행사에 연이어 불참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한 전날 김일성 110회 생일 기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중앙보고대회의 참석 간부 명단에서 박정천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80회 생일과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공식 집권 10년 기념 중앙보고대회 등 굵직한 자리에 나오지 않은 데 이어 또 빠진 것이다.

권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군 서열 1위로 군 및 군수를 담당하는 비서인 박정천이 다른 상무위원들이 줄줄이 참석한 이런 행사에 잇따라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우선 박정천이 업무상 과오로 문책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올 수 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시험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초기 단계에서 공중 폭발한 바 있는데, 그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박정천의 부재가 지난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그는 지난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비난하는 담화를 조선중앙통신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발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당시 박정천은 "우리 군대를 대표해 길지 않게 한 가지만 명백히 경고하겠다"며 험한 말을 쏟아냈는데, 관영 매체를 통해 '군대를 대표해'라고 말한 점에 비춰 최고지도자 눈 밖에 나서 좌천된 상태라고 볼 여지는 희박하다.

박정천이 주요 행사에까지 불참해가면서 군사 분야에서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년으로 치는 오는 25일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당국의 평가다.

7번째가 될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다각도로 포착되고 있으며, 오는 18∼28일 본훈련이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내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등을 계기로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설사 이런 도발들을 준비하고 있다 해도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런 일로 주요 정치 행사에 빠지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이날 행사에는 전략무기 개발의 실무 간부라고 할 수 있는 유진 군수공업부장도 참석했다.

따라서 박정천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정천이 담화는 내면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한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번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자리했고 정치국 후보위원들 사이에 호명됐다.

직급에 비해 우대된 것으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관련 행사임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