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세훈 vs 송영길 격돌 가능성…경기, 여야 모두 치열한 경선전
대선 전초전 양상 관심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물급 인사들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가 과거 대선으로 가는 길목이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 차기 대선 전초전 양상이 연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맞대결이 성사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경기지사 선거도 대선주자급 인사인 새로운물결 출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출마를 선언해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특히 여야 모두 경기지사 선거를 이번 지방선거 승패 기준점으로 삼으면서 경기지사 선거가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지방선거 D-50] ④ 수도권 빅매치 성사되나…경기지사 최대 승부처 부상
◇ 오세훈 vs 송영길 빅매치 성사되나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사실상 '원톱'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공천 신청도 통상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던 거물급 인사 한 명 없이 마감됐다.

공천 신청을 한 다른 두 후보(이영균·노동현장 근무, 최용석·덕유산업 대표)가 현역 정치권 인사가 아닌 만큼 오 시장이 경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의 당내 경선을 치른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치열한 야권 단일화 경선을 거쳤던 점과 대비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 수성'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집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 민심이 서울시 탈환을 이끈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지방선거 D-50] ④ 수도권 빅매치 성사되나…경기지사 최대 승부처 부상
민주당에서는 송 전 대표 외에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겠다는 중량급 인사가 없어 현재의 구도상으로는 송 전 대표가 오 시장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재선의 박주민 의원, 열린민주당 출신의 정봉주·김진애 전 의원, 김송일 전 전남행정부지사, 김주영 변호사 등도 예비 후보자로 나섰지만 송 전 대표에 비해 중량감이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송 전 대표가 나선다고 해도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현역인 오 시장에 밀린다.

여기에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패장'의 조기 귀환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분출되고 있어 지도부의 고민이 적지 않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4∼5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50.4%)은 송 전 대표(36.7%)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밖인 13.7%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에 따라 '제3의 인물'에 대한 전략공천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공모한 이들을 상대로 경선을 치를지 혹은 새로운 누군가를 영입해 전략 공천할지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 소속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서울은 경선이나 전략공천, 후보자 추가 공모 등 방법 중에서 새로운 인물을 전략공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지방선거 D-50] ④ 수도권 빅매치 성사되나…경기지사 최대 승부처 부상
◇ 최대 격전지 된 경기…'윤심' 대 '명심'의 대결?
이재명 전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직행하며 경기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여야 가릴 것 없이 거물들이 이 지역에 깃발을 꽂았다.

국민의힘은 김은혜 의원이 막판에 합류하며 당내 경선이 한층 뜨거워졌다.

유승민 전 의원과 김 의원을 비롯해 함진규·심재철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던졌다.

'유승민 대 김은혜' 구도는 얼핏 보면 대선주자급과 초선의 대결로 비치기도 하지만, 결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당내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의원은 대선 기간 공보단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가까이서 보좌한 데 이어 출마 직전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당선인의 원톱 대변인을 맡았다.

이를 두고 '윤심'(윤 당선인의 마음)을 등에 업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두 사람은 최근 서로에게 "저는 김 의원이 윤심이 아니고 그냥 김심(金心)이기를 바란다"(유승민), "승부에 대한 부담감은 저보다는 유 대표가 더 클 것"(김은혜) 등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방선거 D-50] ④ 수도권 빅매치 성사되나…경기지사 최대 승부처 부상
민주당에서도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새로운물결 출신 김 전 부총리와 민주당 안민석·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김 전 부총리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이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단일화를 이룬 만큼, '명심'(이 전 지사의 마음)은 김 전 부총리로 기울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민주당과 합당 후 기존 당내 후보들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 후발주자이니 만큼, 경선 룰(권리당원 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 관련 기 싸움도 치열하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김 전 부총리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내 주자들이 "지금 경선룰을 바꾼다는 것은 자칫하면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임의적인 변경으로,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실제 룰 변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서울과 달리 경기도 판세는 안갯속이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경기도 만 18세 이상 남녀 1천9명을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을 찍겠다는 비율은 37.6%, 김 전 부총리는 36.0%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다만 김 전 부총리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간 가상 대결에서는 김 전 부총리가 41.8%로 김 의원(28.6%)을 앞섰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방선거 D-50] ④ 수도권 빅매치 성사되나…경기지사 최대 승부처 부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