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학대범죄 조항 신설 등에는 '신중론'
인수위 "'아동학대 방지 전방위 시스템'은 尹공약…종합 실천방안 마련"
법무부 "자녀살해 부모 가중처벌죄 필요성 검토"…인수위 보고(종합)
'고준희양 사건', '원영이 사건'처럼 부모가 자녀를 숨지게 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법무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자녀, 즉 비속(卑屬)살해도 존속살해와 마찬가지로 법을 개정해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한 형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향후 논의과정에서 충실히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양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던 신중론에서 '법 개정'으로 입장이 강화했다.

법무부는 다만 상습학대범죄 조항 신설, 친권 박탈 등 윤석열 당선인의 다른 공약들에는 더 신중한 입장이다.

이미 아동학대처벌법에 상습범의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있고, 아동학대중상해 또는 상습범에 대해 검사가 친권상실 선고 또는 후견인 변경을 청구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현행 아동학대 상습범에 대한 처벌 규정과 상습학대범죄 조항 신설 시의 차이점·실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친권 박탈의 경우 친권상실 선고 청구의 운영 실태를 파악한 후 대검찰청과 추가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아동학대 대응 인력에 대한 면책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동학대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전담 공무원이 범죄를 예방·진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징계나 민·형사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법무부는 '직무를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공권력 남용 등은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같이 밝혔다고 인수위 측은 전했다.

대검은 아동 학대 등의 전담 부서 명칭을 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서 '사회적약자범죄전담수사부(가칭)'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성폭력·아동학대·스토킹이나 장애인·노인·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전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대검은 별도 직제 개편 없이 기존 형사부 담당 수사 범위 일부를 넘기고 부서별로 1∼2명을 차출해 사회적약자범죄전담수사부의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인수위 차승훈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법무부가 지난달 29일 업무보고에서 아동학대 예방 체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이행 계획으로 ▲보호관찰소와 아동보호전문기관 간 회의로 고위험 가정 선별 ▲ 고위험 가정에 보호관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이 동행해 현장 점검 및 피해 아동 상태 확인 ▲ 가정 내 학대 발생 시 피해자인 아동을 보육시설에 위탁하는 대신 학대 행위자를 가정에서 분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차 부대변인은 "'아동인권 중심의 아동학대 방지 전방위 시스템 구축'은 윤 당선인의 공약"이라며 "지자체·관계기관과의 협업 강화를 통한 아동학대 예방 통합체계를 구축해 종합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