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전 장관 이어 86그룹 중량급 인사 두 번째 은퇴
'86그룹' 최재성, 정계은퇴 선언…"시련과 영광의 시간 퇴장"(종합)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인사 중 한 명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최 전 수석은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며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정세균 전 총리의 덕과 실력, 공인의 자세를 부러워하며 성장의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의 의지와 원칙, 선한 리더십을 존경하며 도전의 시간을 함께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다"며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최 전 수석은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재명 후보의 앞길을 지도로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에 펼쳐진다"며 "굳이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까닭은 이 비상한 시국에 혼자 부려두고 가는 짐이 너무 죄송스러워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언하건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다면 찾겠다"고 밝혔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경기 남양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을 하다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했고, 19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20대 총선에서는 기득권 포기를 솔선수범하겠다며 불출마했고, '강남벨트'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겠다며 송파을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 캠프의 인재 영입을 주도하며 친문인사로 불리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오는 6월 재보선을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하나로도 거론됐으나 전격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달 같은 86그룹의 일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서울시장 차출론이 당내에서 나오자 "차출이 아니라 사실상 자출(스스로 출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량급 86그룹 정치인이 은퇴를 선언한 것은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대선 패배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86그룹의 퇴조 흐름에 가속이 붙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86그룹' 최재성, 정계은퇴 선언…"시련과 영광의 시간 퇴장"(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