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거리두기하며 고심…윤호중 "출마는 본인 결심의 문제"
김민석 "차출론 자체가 가짜 프레임"…宋측 "해도 너무들 한다"
'비대위 논란' 잠잠해지니 '宋 서울출마' 시끌…민주, 내홍 거듭(종합)
송영길 전 대표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비대위 논란'을 봉합하기 무섭게 '송영길 등판'이 당내 통합의 새 암초로 등장한 형국이다.

서울 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발한 데 이어 당내 중진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면서 파열음은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역별 후보 선출은 이달 말께나 완료될 예정인 터라 이른바 '송영길 차출론'에 따른 내부 갈등이 조기 수습은커녕 확산일로를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요충지라는 점에서 공천 권한을 쥔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송 전 대표의 등판이 적절하느냐 여부를 떠나 서울시장 후보군 자체가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반발에 대해 "출마 문제는 본인 결심의 문제"라며 찬반 논란에 거리를 뒀다.

이어 "지도부는 출마하려는 많은 후보에게 공정한 기회를 드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도록 과정을 잘 관리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재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특정인에 대한 공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송 전 대표의 서울 출마에 대해 부자연스럽다고 말씀드린 게 있다"고 했다.

"대선 패배 당시 당 대표였고, 지역 연고 기반은 인천이고, 그런데 갑자기 서울로 오신다?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자연스럽지 않다"(지난달 31일 라디오 인터뷰)는 자신의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비대위 논란' 잠잠해지니 '宋 서울출마' 시끌…민주, 내홍 거듭(종합)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송영길 등판'을 직격했던 3선 중진 김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강한 반대 입장을 폈다.

김 의원은 "송 대표의 출마는 명분이 없다.

당에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며 "게다가 다른 카드 기회를 상실시키기 때문에 이 상태가 며칠 가면 큰일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계파 갈등이 일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완전히 잘못 보는 것이다.

이재명, 이낙연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을 지지했던 서울 의원들, 젊은 의원들이 아주 골고루 그렇게 보고(송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영길 차출론이라는 자체가 가짜 프레임"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며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전 당 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냐"고 직격한 바 있다.

다만 '송영길 차출'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은 당내 반대파들이 송 전 대표의 '선당후사'를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송 전 대표 스스로 독배를 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같은 당 사람들이 진정성을 너무 폄하한다.

해도 너무들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유튜브 '오마이TV' 인터뷰에서 "송 의원도 호남 출신이고, 인천시장이라는 지방행정 경험이 있고 5선 의원으로 경륜과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면에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본다"며 "서울시에서 이재명을 지지한 분들을 얼마나 규합해 투표장으로 이끄느냐가 중요한데 막연하게 누가 옳다, 경쟁력 있다고 주관적으로 말할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송 대표 차출을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낙연 차출설'에 대해서는 "인품과 능력에 있어 흠 잡기 힘든 분"이라면서도 "이 전 총리님의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다"며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언급을 했다.

'비대위 논란' 잠잠해지니 '宋 서울출마' 시끌…민주, 내홍 거듭(종합)
이런 가운데 서울 지역구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새 인물'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서울시장 선거가 민주당의 초열세가 될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는 달리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녹아 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권심판론은 이미 대선에서 한번 위력을 소진했다"며 "(국민의힘 후보로 예상되는) 오세훈 시장도 4·7 재보선 대비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보기 때문에 훌륭한 후보만 발굴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계 인사 중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정치인은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한 명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는 박주민 의원이 막바지 고민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