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각범, 취임사 총괄 유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취임식에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미래로 나아가는 정부와 국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 대외적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치와 기술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낼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근 윤 당선인은 주변에 직접 이런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주문했다고 윤 당선인 측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구상은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요한 국정운영 지향점으로 강조한 '디지털시대 패권국가'와도 콘셉트가 일맥상통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나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인상을 주는 취임식은 지양하자는 게 윤 당선인의 당부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메타버스 방식을 적용하면 물리적 공간에서 열리는 취임식 행사 규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최대한 폭넓은 참여와 소통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특히 재외국민과의 소통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의 아바타가 직접 메타버스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시민과 대화하는 모습을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尹 취임식, 메타버스 공간에서도?…이도훈, 기획총괄 맡을 듯
윤 당선인의 특별보좌역인 이도훈 전 제일기획 브랜드익스피리언스솔루션 본부장이 취임식 기획 '총괄'로 거론되는 배경에도 이 같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행사를 만들어 낼 적임자라는 판단이 깔렸다고 한다.

이 전 본부장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등을 기획한 공연기획 전문가로, 현재 홍익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은 특히 1만2천18개의 드론으로 연출한 오륜, 증강현실 기술(AR)을 활용한 천상열차분야지도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호평을 받았다.

박주선 취임식 준비위원장은 이날 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인선 발표에서 취임식 장소도 함께 공개될지 주목된다.

특히 취임식이 '국회의사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릴지가 관심사다.

1987년 직선제 헌법 개정 이후 7명의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취임식은 모두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다만 이번에는 코로나 방역 등 특수 상황을 고려해 실내와 실외 취임식안을 모두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의 '용산시대' 구상에 부합하는 인근의 장소도 물색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취임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취임사는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대내외 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국정 최고책임자의 국정목표와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국정과제를 압축적으로 담는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청사진'으로 그 의미가 크다.

윤 당선인의 취임사는 공정과 상식, 통합 등이 메시지의 골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사는 별도의 팀을 구성해 윤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취임사에 담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은 김영삼(YS)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낸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가 총괄하고,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기자 출신인 이재호 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등이 각 분야 필진으로 합류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거론된다.

대선 경선에서 원희룡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백경훈 전 청사진 대표가 '청년 몫' 필진에 내정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