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예방·총리 면담, 경제협력 다각화 추진…카타르, 스마트팜·의료허브 관련 협력 요청
도하메트로 정산 문제 언급…카타르 총리 "판결 따라 확실히 해소될 것으로 확신"

카타르를 방문 중인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현지시간) 칼리드 빈 칼리파 빈 압둘아지즈 알 싸니 카타르 총리와 회담을 갖고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카타르 마마르 팰리스(영빈관)를 찾아 칼리드 총리와 확대회담, 오찬, 소인수 회담을 연달아 갖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방안과 보건·교육·농업 분야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제1위 공급국과의 회담이어서 주목됐다
카타르 총리, 김총리 태우고 직접 운전…에너지 공급망 논의(종합)
김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너지 공급과 관련, "우리와 LNG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뒤 국제사회에서 '왜 한국만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분들이 아주 담담하게 '우리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2025년부터 2044년까지 20년간 연간 200만t의 카타르산 LNG를 한국에 공급하는 내용의 신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타르는 올해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비(非) 에너지 분야 산업의 성장을 꾀하고 있는데, 이날 회담에서는 보건·교육·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김 총리는 "카타르 측이 식량 안보 차원에서 한국의 새로운 개척 분야인 스마트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줬다.

이 부분은 차기 정부가 주요 과제로 검토할 수 있도록 정리해 넘길 것"이라며 "의료 분야도 단순 의료가 아니라 이 지역을 의료 허브로 만드는 데 있어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 양국의 '전방위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발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도하 메트로 건설에 참여했던 한국기업과의 비용 분쟁 문제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칼리드 총리는 해당 사안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판결에 따라 확실하게 해소될 것으로 확신하며, 이런 문제 때문에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피해를 보는 일은 단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의에 배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카타르 총리, 김총리 태우고 직접 운전…에너지 공급망 논의(종합)
이에 앞서 김 총리는 군주의 주궁인 '아미르 디완'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를 예방했다.

지난 2019년 양국 수교 45주년을 계기로 한국을 공식방문했던 타밈 군주는 김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어떠신가"라고 안부를 물었고, 이에 김 총리는 "당시 방문 이후 대통령께서 카타르의 여러 배려에 매우 감사해하셨다"며 "지금은 다음 정부에 인수인계를 준비하는 상황이어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 제가 오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타밈 군주는 특히 "'카타르 국가비전 2030' 실현에 한국이 큰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에너지, 조선, 투자 등 실질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돼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카타르에 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총리가 군주 예방을 마치고 총리 회담을 위해 이동할 때는 칼리드 총리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김 총리를 영빈관까지 태워주는 '깜짝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총리가 직접 운전해 영빈관으로 가는 건 외교적으로 파격적인 예우"라며 "카타르가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상당한 예우를 갖춰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를 총리가 직접 보여준 인상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카타르의 LNG 증산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북부 가스전 확장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

이곳은 삼성물산이 공사 중인 곳으로, 현재 연간 0.77억t인 LNG 생산량을 2027년까지 1.26억t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김 총리는 이곳에서 "카타르가 대한민국의 제1위 LNG 공급국이기 때문에, 이 공사는 우리 국민이 사용하게 될 자원을 생산하는 해외 인프라 건설에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한국이 미래에너지원으로 개발 중인 수소는 LNG를 통해 생산이 가능한 만큼 카타르와의 협력관계가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 미래에너지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타르 총리, 김총리 태우고 직접 운전…에너지 공급망 논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