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24명 인선 완료…MB계 포진에 호남·국민의당 출신도 포진
전문성 강조…朴정부 출신에 文대통령 영입 인사도 합류 '눈길'
전체 24명 중 현역 의원 6명, 여성은 4명…'SK맨' 3명 재계 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을 통해 본 윤 당선인의 인사 기조는 '통합'과 '전문성'으로 집약된다.

인수위 인선은 당선인이 향후 5년간 단행할 수많은 인사의 큰 방향과 국정운영 스타일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당선인은 선거전 내내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해 왔고, '예비 내각'이라고 볼 수 있는 인수위 인선부터 그런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는 게 윤 당선인측 설명이다.

17일 공개된 인수위 면면을 보면 이명박(MB)계, 호남 출신, 국민의당 추천 몫 인사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특히 전문가그룹의 경우 박근혜 정부 출신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한때 영입했던 인물까지 포함, '능력'과 '실용' 우선 원칙을 반영했다는 게 윤 당선인측 설명이다.

전문성을 앞세움으로써 정치적 이념이나 지역 등에 따른 갈등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인수위로 드러난 尹 인선 스타일…키워드는 통합·전문성
◇ 키워드는 MB계·호남·국민의당…'통합' 의지
외교안보 분과 간사를 맡은 김성한 전 차관의 경우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외교안보자문위원과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김 전 차관은 윤 당선인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공약 수립을 주도해왔다.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한 김태효 전 대통령전략기획관 역시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MB맨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인수위에서 외교통일안보 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맡았었고 이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대외전략비서관을 거쳐 수석급인 기획관까지 역임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인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MB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김 교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부인 김미경 교수의 사촌 동생이기도 하다.

호남 출신 인사로는 정무사법행정 분과 간사를 맡은 재선의 이용호 의원이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 무소속이었던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 후보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이다.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인이 호남 공약과 지역 인사 영입에 공을 들였던 만큼 인수위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출신이거나, 이른바 '안철수 추천 몫' 인사들의 비중도 상당하다.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각각 기획조정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했고, '원톱' 인수위 대변인에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신용현 전 의원이 기용됐다.

이밖에 전문가그룹에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경제2분과 인수위원), 남기태 서울대 교수(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 백경란 성균관대 교수(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신성환 홍익대 교수(경제1분과 인수위원),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경제2분과 인수위원) 등이 안 인수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유독 SK그룹 관련 인사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 외에도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경제2분과 인수위원)는 SK중국경제연구소장·SK차이나 수석부총재, 이창양 교수(경제2분과 간사)는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인수위로 드러난 尹 인선 스타일…키워드는 통합·전문성
◇ "전문성 최우선"…박근혜 정부 출신부터 문재인 정부 낙점 인사까지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은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다.

2014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2016∼2017년 기재부 1차관을 지냈다.

최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경제비서관으로 근무했으며 미르·K재단 설립 관련 실무회의도 주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도 끌어안겠다는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정 농단 특검에 의해 구속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위로 파악돼 눈길을 끈다.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의 경우 지난 2017년 대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당시 문 후보가 직접 영입 발표를 했을 만큼 공을 들였고, 임기 초반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으로도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인수위원장의 추천 몫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유 전 그룹장의 인사가 최종 수락된 것은 윤 당선인의 실용주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전문가그룹으로는 윤 당선인 대선 캠프 출신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경제1분과 인수위원)를 비롯해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경제1분과 인수위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 등 학계 출신들도 전면에 포진했다.

기획조정 분과 인수위원인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때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최 교수가 회계 전문가로서 수사에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했던 것이 윤 당선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직접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최 교수는 안 인수위원장이 사재로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정계·관료 출신 인사들도 각자의 전문 분야로 배치됐다.

외교안보 분야는 김성한 전 차관을 비롯해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참모차장 등 외교안보 분야 관료 출신 인사들이 적극 기용됐다.

경제 관료 출신의 추경호 의원(기획조정 분과 간사)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기획조정 분과 인수위원), 법조계 출신의 유상범 의원(정무사법행정 분과 인수위원) 등 정치인들도 인수위에 포함됐다.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과학기술교육 분과 간사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의자 의원은 사회복지문화 간사를 맡았다.

안 인수위원장은 이날 통의동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인선에 대해 "업계에서 일하셨던 분, 또는 교수로 계속 재직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적을 가지신 분들 중심으로 인사했다"며 '전문성'을 재차 강조했다.

인수위로 드러난 尹 인선 스타일…키워드는 통합·전문성
윤석열 인수위는 오는 18일 현판식을 열고 본격 출범한다.

총 7개 분과와 1개 위원회, 2개 특별위원회로 구성된 인수위는 전문위원과 실무직원 등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수위 규모는 200여명으로 예상된다.

7개분과는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분과로 구분된다.

분과별 인원은 경제2분과와 사회복지문화 분과는 4명, 나머지 5개분과는 3명씩 배정됐다.

이중 성별 구성을 보면 여성은 박순애 교수, 백경란 교수, 신용현 전 의원, 임의자 의원 등 4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