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사진=뉴스1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공약 추진 의지를 밝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공약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강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윤 당선인은 새 정부에서 여가부를 폐지하고 내각 여성할당제도 적용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며 "당장 인수위 내에도 여성 분과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는 그가 당선 직후 강조한 '통합과 협치'의 정치와는 한참이나 거리가 먼 행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여가부 폐지 공약은 이준석식 갈라치기 정치의 상징이었다"며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이라는 한 정당의 대선후보였을 때 이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적인 슬로건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대통령 당선인이 된 신분으로서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은 이번 대선 결과를 통해 정권교체를 선택했고, 동시에 갈라치기 정치를 심판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보다 더 나은 여가부를 만들어 젠더 갈등에 대응하고 성평등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소임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0.73% 초박빙 승리는 분명한 민심의 경고였다. 이 숫자 속에는 여성 시민들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들의 경고를 수용해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을 폐기하고, 여성을 포함해 국민의 다양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들로 인수위와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는 국민의힘의 정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부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를 막아내는 데 앞장서고,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비롯해 성평등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의 최선두에 서겠다"며 "성평등 정부를 바라는 2030 여성들의 목소리를 조직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의당을 통해 정치의 공간 내에 울려 퍼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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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을 발표하면서 "(여가부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고 언급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여가부 폐지 관련 정치권의 이견이나 반발을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원칙을 세워놨다. 여성과 남성이라고 하는 집합적 구분과 그 집합에 대한 대등한 대우라는 방식으로는 여성이나 남성이 구체적 상황에서 겪는 범죄 내지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남녀의 집합적인 성별 차별이 심해서 아마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이걸(여가부를) 만들어서 그동안 많은 법제 등으로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기 때문에 부처의 역사적 소명 다한 게 아니냐"며 "불공정, 인권침해, 권리구제 등을 위해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당선을 확정 짓고 가진 대국민 인사 기자회견에서도 선거운동 기간 중 빚어진 '젠더 갈라치기' 논란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저는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며 "다만 남녀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지금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서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가져왔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