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도덕성'이 인선 기준…'국민통합정부' 내걸고 협치 행보 전망
합리적 민주당 인사들과도 협치 구상…민관합동위 등 전문가 중용할듯
자기 사람 챙기기? 의리?…서초동 인맥·여의도 '윤핵관' 라인 기용 주목
[윤석열의 리더십] ② 능력우선 용인술…"빚진 것 없다" 등용문 넓힐듯
"저는 정치 신인이기에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고 어떠한 패거리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여의도의 문법도, 셈법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정치 경험이 짧고 여의도 문법을 모른다는 것은 뒤집어 말해 '보은 인사'로 자리를 챙겨줘야 하는 자기 세력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이 역대 대통령과 다른 과감한 스타일의 인사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말 국민의힘 입당 후 참모 기용 기준으로 '능력'을 우선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도운 사람들을 대부분 품었지만 중요한 포스트에는 실력이 입증된 사람을 기용했다는 후문이다.

'사심 없이' 국가나 당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자신을 비판했던 인사더라도 실력만 있다면 과감히 쓰는 것도 윤 당선인의 특징이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저격수로 나섰던 장제원 의원을 눈여겨봤다가 경선 캠프에 영입한 것은 익히 알려진 일화다.

당시 윤 당선인은 자신을 공격하기는 했어도 국회의원 몇 사람의 몫을 해내는 장 의원의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소통하며 시작된 인연이 대선 까지 이어졌고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장 의원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아무리 후보와 연이 있다고 해도 실력이 없으면 쓰지 않는 냉정한 면이 있다"며 "당선인으로서도 정치적 빚이 없으니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인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석열의 리더십] ② 능력우선 용인술…"빚진 것 없다" 등용문 넓힐듯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국민 통합'과 '협치' 차원에서라도 진영을 넘나드는 광폭 인사가 불가피한 현실적인 측면도 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국무총리나 장관 인선, 새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하겠다"며 '국민통합정부'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 정권을 연일 비판하면서도 '이재명의 민주당'과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을 구분하며 합리적 진보 진영 인사들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선거 과정에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나 호남 출신 인사들을 캠프에 영입한 것도 이를 위한 사전 포석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윤 당선인은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도 정예화한 참모들과 분야별 민관합동위원회가 결합한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민관합동위원회에는 실력 있는 전문가라면 국적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적극 기용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윤 후보는 그동안 전문가 기용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며 "최고 전문가를 뽑아서 임명하고 시스템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챙길 어젠다만 챙길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한 안 대표와 인수위원회와 내각 인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협의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일부 인사들이 내각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재직 시절의 서초동 인맥이나 여의도의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 라인이 어떤 위치에 기용될지도 관심을 끈다.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윤 당선인으로서는 실력이 입증되고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포스트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서울 중앙지검장 임명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한 바 있다.

검찰 재직 당시 현 정권의 핍박을 받으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한 한 검사장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권이 선거 과정에서 '윤핵관' 프레임을 강하게 걸었던 만큼 인사 반발과 역풍을 피할 수 있는 적정 수위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인사에 있어선 냉정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인수위나 내각 구성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캠프 인선을 뒤로 하고 아예 새 판을 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