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책사' 김소영·'외교 브레인' 김성한·'개국공신' 이석준
'탈원전 반대' 주한규…文정부 출신 외교·국방 자문단도 포진
[윤석열의 사람들] ② 전문가그룹과 외부 자문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국정 방향을 가늠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인사들로는 선거대책본부 소속 전문가 그룹이 있다.

이들은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정치 신인' 윤 당선인이 정책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했다.

대다수가 정치권에 머물던 인사가 아닌 만큼 대외 활동은 적었지만, 윤 당선인의 공약 발표 때마다 배석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윤 당선인의 '경제 책사'로 불린다.

거시경제·국제금융 전문가인 김 교수는 선대본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아 경제공약을 총괄했다.

50조 원 규모 재정을 마련을 통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금융 지원 확대, 민간 위주의 일자리 공급, 각종 규제 철폐 등이 김 교수가 손질한 공약들이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출신인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도 조력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 250만호 주택 공급·청년 원가주택 등 부동산 공약 설계를 총괄했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는 대표적인 '개국공신'이다.

윤 당선인이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캠프 좌장을 맡으며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했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이후에는 공식 정책라인에서 벗어나 물밑 조력을 이어왔다.

향후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재등판하거나 입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외교 브레인'으로는 선대본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꼽힌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안보 정책을 설계하는데 관여했다.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하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산하 백신·기후변화·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구상도 이들의 손에서 나왔다.

특히 김 전 차관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원칙 있는 관여'를 강조한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실질적 비핵화를 조치할 경우 대북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기조도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천식 선대본부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도 '북한 정책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김용현 선대본부 국방정책위원장은 국방 정책을 뒷받침한다.

그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 건설'이나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을 윤 후보의 핵심 국방 공약으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 공약 전반을 설계했다.

안 교수는 '사회 서비스 복지'를 핵심 기치로 내걸었다.

무분별한 현금 복지보다는 취약 계층에게 '현금 복지'를 두텁게 하고, 전 국민에게는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복지 구상의 주된 방향이다.

보건의료 분야에는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소득·연금에는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노동에는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 등이 돕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온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윤 후보의 원자력·에너지 정책 개발을 주로 돕고 있다.

이외에도 여성·복지·연금 분야 전문가인 김현숙 전 의원이 저출생·보육, 김창경 전 교육과학부 차관이 4차산업,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교수가 교육, 박영일 전 과학기술부 차관이 과학기술 공약을 각각 뒷받침하고 있다.

외부 자문단도 물밑에서 적극 지원에 나섰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띈다.

2020년 말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총괄한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육·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이왕근 예비역 대장을 비롯해 현 정부에서 핵심 요직에 몸담았던 전진구 전 해병대 사령관,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도 윤 당선인의 국방 정책을 지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