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은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부실 사전투표' 논란을 두고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반장선거도 이렇게는 안 한다는 말에 정말 공감이 됐는데, 어떻게 국민의 신성한 주권을 라면박스에 던져버리느냐"며 "노 위원장이야말로 즉각 사퇴해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제가 예견되기 때문에 우리 당에서 확진자 투표를 3시간 연장하자는 법안을 제출했다. 보통 오후 6시에 마치지만 9시까지 확진자 투표 시간을 별도로 보장하자는 것"이라며 "선관위가 현행 제도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연장할 필요가 없다며 이걸 반대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표를 마친 상황에서 밤늦게 (선관위)에 항의 방문했는데 선관위원장이 뭔가 대책을 세우고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노 위원장은 토요일이라고 출근도 안 했다. 선관위원장이 어디 계시는지, 따뜻한 방에 누워계시는지, 잠을 주무시는지 모르겠지만 제정신이냐"라고 분노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도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확진자 투표를 처음하고, 사전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저희도 알고 있지만 투표의 공정성과 신뢰가 무너졌을 때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 아니겠냐"며 "선관위가 너무 안이했고 무능했다는 점을 통탄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 위원장이 즉각 사퇴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출근도 안 할 거면서 뭐 하러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며 "선거 관리가 아니라 방치하려고 있는 '선거방치위원회'가 무슨 선거관리위원회냐"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들고일어나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 민주당의 편을 들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선거 관리에 대해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우리 민주주의가 지금 위기에 처한 것"이라며 "지금 민주화 투쟁으로 나서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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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지난 5일 확진자들이 별도의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하고, 이를 선거 사무원들이 받아서 투표함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못하는 것 자체가 직접 투표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노 위원장이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튿날이자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선관위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노 위원장은 7일 경기 과천 선관위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우선 본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