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후보 총력전 돌입…양강 지지층 총결집하며 '원점 승부' 개시
일단 좌초된 尹·安 단일화, 막판 최대 변수…李, 反尹 연대 시도
예측불허 판세 속 코로나 확산·투표율·네거티브 캠페인도 관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돌출, 표심 영향 미칠까
대권 레이스 '10일 혈전'…李-尹, 대세론 없는 초박빙 격돌
차기 정권의 주인을 결정하는 3·9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권재창출을 내세워 '반윤(반윤석열)' 총결집에 나선 여권과 정권교체론을 내걸고 반이재명 세력 대규합에 나선 야권간 명운을 건 혈투가 10일 후면 판가름이 나게 된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안,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드러난 신(新)냉전구도의 현실화 등 대내외적 위기를 헤쳐나갈 리더십을 결정할 중요한 무대다.

그러나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네거티브 비방전 속에 마지막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다.

그만큼 남은 열흘간의 선거운동 결과에 따라 최후의 승자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모든 후보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단거리 레이스를 앞둔 현재 '양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사실상 동일한 출발선 앞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주중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40% 안팎에서 오차 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로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인 결과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27일 "이 후보에 여전히 유보적이던 민주당 지지층 중 일부가 지지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양 진영이 최대로 결집, 비로소 중도 확장 여부를 놓고 다투는 '원점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대권 레이스 '10일 혈전'…李-尹, 대세론 없는 초박빙 격돌
이 후보는 그간 행정가로서 보여 온 추진력과 성과, 세밀한 공약 등을 내세워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치개혁 의제와 통합정부론을 부각하면서 중도층 포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후보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내세워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대비시키며 정권교체 여론을 규합해 나가고 있다.

이른바 '이대남'을 집중 공략한 데 이어 최근에는 광주 쇼핑몰 이슈를 제기하며 험지인 호남에서도 확장성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는 거대 양당과는 선을 그으며 '비호감 대선'에 지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태세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젠더와 노동 등 차별화된 이슈로 선명성을 드러냄으로써 흐려진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남은 기간 최대 변수는 역시 단일화다.

그간 논의 과정에서 노출한 갈등과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55%를 넘나드는 정권교체론을 온전히 끌어안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승기를 잡을 기회를 얻는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에 의한 '시너지'는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오는 28일 투표용지 인쇄를 앞두고 극적인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권 레이스 '10일 혈전'…李-尹, 대세론 없는 초박빙 격돌
이 후보도 정치개혁 움직임에 급격히 드라이브를 걸며 안 후보와 심 후보는 물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등 제3의 주자들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권교체를 위한 '반문(반문재인) 연대론'을 정치교체론 중심의 '반윤(반윤석열) 연대'로 바꿔 중도표심을 끌어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세도 표심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2020년 총선 때처럼 위기 극복을 위한 '정권 밀어주기'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현 정부의 방역 실패를 묻는 심판론으로 흐르지도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쪽 방향으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기에는 민심이 복잡미묘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보들은 장기화된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자영업자 표심 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당선 즉시 방역체제를 전환해 영업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있고, 윤 후보는 이에 맞서 방역지원금을 최대 1천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대권 레이스 '10일 혈전'…李-尹, 대세론 없는 초박빙 격돌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 속에서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표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이 정권 교체 우위 구도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전체 투표율과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윤 후보의 경우 주 공략 대상인 2030세대와 6070세대 모두에 투표율 변수가 잠재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편인 젊은 층과 코로나 확산에 민감한 고령층의 투표율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물론 판세 자체가 마지막까지 예측불허로 흐를 가능성이 큰 만큼,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투표 독려 캠페인에 모든 후보가 막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대권 레이스 '10일 혈전'…李-尹, 대세론 없는 초박빙 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대선 막판 변수로 돌출한 양상이다.

재외국민 안전 문제나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넘어 북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과 맞물리면서 '평화 대 전쟁' 대결 구도 구축에 나선 민주당과 '힘을 통한 평화'와 강한 억지력을 강조하고 있는 국민의힘간에 첨예한 대치 전선이 구축돼 있다.

이, 윤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 토론에서도 안보관을 놓고 정면 충돌한 바 있다.

선거전이 뜨거워지는 만큼 강도도 높아지고 있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어떤 영향을 주느냐도 관심사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지지를 확보하기보다는 기존 지지층의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방식의 효과만 내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1%'가 승부를 좌우하는 초박빙의 흐름에서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양강인 이재명·윤석열 후보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를 둘러싼 공격도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표심을 뒤흔들 새로운 변수가 막바지에 등장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