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른 신한울 1호기도 7월말 준공 전망…당장 도움은 어려울듯
문대통령 직접 언급에 '신한울·신고리' 원전 가동 빨라질까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의 조기 정상 가동을 언급하면서 이들 원전이 언제 가동될지와 다른 원전 건설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그동안 '탈원전 정부'라는 지적이 제기돼 온 가운데 문 대통령이 직접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막판에 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에서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를 거론하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와 선제적 투자가 충분하게 이뤄진 만큼 가능하면 이른 시간 내 단계적으로 정상 가동할 수 있도록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거론한 신한을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4호기는 발전용량이 각각 1천400㎿ 규모에 이르는 대형원전으로 현재 가동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가동 시기가 앞당겨질지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4기의 원전 가운데 신한울 1호기는 현재 시운전 중이다.

애초 내달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절차상의 문제로 준공 일자가 7월 말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의 주문으로 조금이라도 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신한울 2호기 역시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신고리 5·6호기도 준공 예정 시점이 각각 2024년 3월과 2025년 3월이다.

문대통령 직접 언급에 '신한울·신고리' 원전 가동 빨라질까
문 대통령의 이날 원전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는 90%가 넘는 상황이다.

특히 유가와 석탄, 천연가스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 재가동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만 건설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바로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원전의 조속한 가동을 주문함으로 준공 예정인 원전의 운영 허가 절차 등이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절차상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다.

원전 건설은 ▲ 건설허가 ▲ 건설착공 및 완료 ▲ 운영허가 취득 ▲ 시운전 ▲ 준공(상업운전)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한울 1호기가 개통돼 전력을 송출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올 하반기는 되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제기되면서 원전 활용이 거론되는데 사실 당장 원전에 기댈 여지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 직접 언급에 '신한울·신고리' 원전 가동 빨라질까
이런 이유에서 원전업계에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전환 시사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재생 에너지 등을 통한 에너지 조달에 드는 시간과 비용,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전 문제에 접근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한울 1·2호기는 건설허가 취득 후 기자재 품질강화, 경주지진 관련 부지안전성평가 등으로 공기가 59개월이나 지연됐다.

또 신고리5·6호기는 건설허가 취득 후 공론화, 내진성능향상 추진 등으로 공기가 29개월 늘어났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정부가 고의로 원전 건설을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도 정부의 원전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신규 원전 건설이나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원전) 건설을 더 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여서 기존 방침에서 방향이 엄청나게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주당 이재명 후보는 감(減)원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각각 공약한 상태여서 대선 이후 원전 정책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선 5월 시작되는 새 정부에서 신한울 3·4호기의 공사 재개 가능성 등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