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푸틴 방북부터 2011년 김정일 마지막 방러까지 사진 '빼곡'
북, 김정일 생일 맞춰 북러친선 화보집…"5만리 헌신의 장정"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에 맞춰 북러 친선관계 강화에 힘쓴 김 위원장의 '외교업적'을 소개하는 화보집을 발간했다.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15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탄생 80돌에 삼가 드린다"며 '조로(북러)친선의 새 역사를 펼치시여' 제목으로 2000년과 2001년, 2002년, 2011년 등 김정일 집권기에 이뤄진 네 차례 북러 정상회담 사진들을 약 240페이지에 걸쳐 담았다.

화보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이후 평양을 처음 방문하면서 성사된 2000년 7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새 세기를 지향한 첫 조로수뇌상봉'이라고 치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레드카펫 위에서 김 위원장의 두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하는 사진부터 두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북러 공동선언문에 서명하는 모습, 연회장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공연을 관람한 뒤 귀국길에 오르는 푸틴 대통령을 김 위원장이 손을 흔들며 환송하는 사진까지 세세히 실렸다.

북, 김정일 생일 맞춰 북러친선 화보집…"5만리 헌신의 장정"
이듬해인 2001년 7월에는 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장장 24일간에 걸쳐 평양-모스크바를 왕복 한 장면도 소개했다.

화보집은 당시 김 위원장의 여정이 무려 5만여 리나 된다면서 "김정일 동지의 러시아 방문소식을 세계 150여 개 나라의 TV방송들이 노정을 따라가며 특별방영했고 300여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고 선전했다.

화보집은 김 위원장이 2002년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재차 정상회담을 갖고 현지 무역항과 빵공장, 군부대 등을 둘러보는 사진들도 자세히 편집했다.

또 김 위원장의 생애 마지막 해였던 2011년 러시아 울란우데를 방문해 푸틴이 아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도 담았다.

북, 김정일 생일 맞춰 북러친선 화보집…"5만리 헌신의 장정"
북한은 1945년 광복 직후 김일성 주석이 소련 군정의 도움을 받아 권력을 장악하고 소련과 제일 먼저 외교 관계를 수립했지만, 이후 중소분쟁과 1991년 소련의 해체 등을 겪으며 관계가 멀어졌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 힘입어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잇단 상호 방문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현재의 친선관계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북한이 김정일 생일에 맞춰 화보집을 낸 것은 김 위원장의 '외교적 노력'으로 멀어졌던 양국관계가 회복되고 북한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데 대해 선전하는 동시에 양국 친선관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는 '미사일 개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각각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슈에 대해 서로의 편을 들어주며 친밀을 과시, 중국까지 포함해 북중러 3국이 미국에 대응하는 연합전선을 펴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