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 4인은 TV토론회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문제를 놓고 큰 입장차를 드러냈다. ‘북한 선제타격론’을 두고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한의) 수도권 공격에 고고도 미사일은 해당이 없다”며 “왜 그런(사드) 걸 다시 설치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서 경제를 망치려 하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 후보가) 오늘 L-SAM(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는데 L-SAM은 40~60㎞ 고도고 사드는 40~150㎞ 고도”라며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할 때 고각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중국에 대한 ‘3불(不)정책’(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은 우리의 자주권을 잃어버린 정도의 아주 심각한 수준의 이야기”라며 2017년 사드 철회를 주장한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전에 사드 때문에 연 22조원의 피해를 봤지 않았냐”며 “그런 일이 안 생기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북한 선제타격의 실효성을 두고도 맞붙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선제타격’은 경솔한 발언”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그런 말씀 하시면 불안을 조성하는 안보 포퓰리즘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국방백서에도 선제타격 킬체인이 있다”고 반박했다.

네 후보는 당선될 경우 만날 정상들의 우선순위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각기 다른 답변을 내놨다. 이 후보는 “그때 상황에 맞춰 협의를 해보고 가장 유용한, 효율적인 시점에 가장 효율적인 상대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순서를 매기지 않았다. 반면 윤 후보는 “미국 대통령, 일본 수상, 그리고 중국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순서로 하겠다”며 “민주당 정권의 집권 기간에 친중·친북 굴종외교를 하는 가운데 한·미 관계, 한·일 관계가 너무 무너져서 이걸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미·중·북·일 순으로 꼽았고, 심 후보는 북한과 미국 순으로 꼽은 뒤 필요할 경우 4자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