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념·지방선거 개별 운동 자제, 아파트 붕괴 사고에 '자중' 분위기도
"얼굴 알릴 기회 없어" 정치 신인·민주당 복당파 등 어려움 토로
선거 코앞인데…설 명절 광주서 정치인 현수막 사라진 이유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설 명절에 광주에서 정치인들의 명절 현수막이 사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설 연휴 첫날인 29일 광주 도심에서 명절마다 내걸리던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찾기 힘들었다.

정당과 정치인들의 사무실마다 내걸리던 현수막도 이번 명절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명절마다 볼 수 있었던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도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다.

명절마다 광주 도심은 정치인이나 정당이 얼굴과 공약을 알리려 내건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지난해 9월 추석에도 올해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입지자들의 현수막이 도심 곳곳에 경쟁적으로 내걸렸다.

명절 현수막은 옥외광고물 법상 불법인데도, 정치인들은 얼굴을 알리는 데 가장 중요한 날인 명절에 내거는 현수막을 외면할 수 없었다.
선거 코앞인데…설 명절 광주서 정치인 현수막 사라진 이유는
하지만 정작 대선이 불과 한 달, 지방선거가 석 달 가량 남은 올해 설 명절의 광주 도심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는 지방선거에 앞서 치러지는 대선에 전념하는 분위기인데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영향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설을 앞두고 회의를 열어 명절 현수막을 내걸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초박빙인 대선 승리를 위해 개별 선거운동은 자제하고 대선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선출직이나 당원들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얼굴 알리기가 필요한 입장이지만, 당이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현수막까지 내걸며 개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당이 대선 기여도를 지방선거 공천의 주요 심사 기준으로 보겠다고 한 만큼 무리해서 선거운동을 했다가 낙인이 찍히는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붕괴 사고로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선거운동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대선에 묻혀 '깜깜이 선거'가 되는 상황에서 얼굴 알리기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명절마저 놓치게 된 정치 신인이나 민주당 복당 인사 등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으로 지방선거 출마 예정인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대선 승리가 가장 중요한 만큼 당 방침대로 이번 설에는 현수막을 내걸지 않고 선거운동을 자제하려 한다"며 "하지만 대선 때문에 지방선거가 아예 관심 밖인데 명절마저 놓칠 수밖에 없어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