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서 동해로 5분 간격·190㎞ 비행…모라토리엄 철회시사 이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
KN-23 개량형 또는 KN-25·대구경방사포 가능성…'알섬' 타격해 연속발사·정확도 측정한듯
북, 이틀만에 탄도미사일 2발 발사…새해 여섯번째 무력시위(종합2보)
북한이 27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날 발사는 새해 들어 6번째 무력 시위이며, 지난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 검토를 시사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지난 25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틀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경과 8시5분경 북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 두 발의 비행 거리는 약 190㎞, 고도는 20㎞가량으로 탐지됐다.

최고 속도와 비행 궤적 등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일반적 탄도미사일과 같은 속도로 비행했다고 밝혀 최고 속도가 마하 4~5(음속의 4~5배)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해상 표적으로 설정한 함경북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타격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과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 또는 초대형 방사포(KN-25), 대구경조종방사포(LCR)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KN-25는 600㎜급으로,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를, 황해도에서 쏘면 경북 성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도 타격권에 들어간다.

종말 단계에서 약간의 풀업(상하기동) 특성을 보이는 단거리 무기다.

대구경조종방사포는 2019년 네 차례 시험 발사를 했으며 고도가 25~30㎞, 비행거리는 250㎞ 안팎이다.

군은 북한이 이번에 이들 기종의 연발사격 및 정확도 검증을 위해 발사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함흥 해안가에서 발사한 것은 개발이 덜 된 미사일로 보인다"며 "함흥이 고체 엔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곳이 있는 만큼 아직 시험 발사를 한 번만 한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4일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사흘 뒤인 17일에는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지난 14일 KN-23 2발을 쐈을 당시엔 발사 간격이 11분이었고, 지난 17일 KN-24 2발의 발사 간격은 4분 내외였는데 이날 발사는 5분 안팎인 것으로 탐지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다.

새해 들어 기종을 바꿔가며 여섯 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만성적인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에서 정세를 긴장시켜 내부 결집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작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기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일정에 따른 자체 국방력 강화 일환으로도 보인다.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가하는 미국을 보란 듯이 무력 시위를 계속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