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일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에 상임고문으로 합류했다. ‘유승민계’로 불리는 유의동 의원은 국민의힘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에 내정됐다. 이에 따라 윤 후보 중심의 ‘원팀’ 구성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날 “윤 후보가 함께 경선을 치른 최 전 원장에게 상임고문직을 정중히 요청했고 최 전 원장은 흔쾌히 수락의 뜻을 밝히며 공식적으로 선대본부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말부터 최 전 원장에게 꾸준히 상임고문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20일 회동에선 직접 합류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원외 당협(당원협의회)위원장 필승결의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원장이 상임고문직을 수락해주셔서 그 자체로 큰 힘이 되고, 또 앞으로 아마 많은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 홍 의원 사이에 불편한 부분이 있는데 제가 바로 합류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수락을 미뤄왔다”면서도 “이제는 윤 후보와 홍 의원이 같이 호흡을 맞춰서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윤 후보와 홍 의원 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할 게 있으면 하겠다”며 “두 분을 엮을 만한 것들이나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고,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요구한 최 전 원장의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선 “종로 공천은 당에서 결정하는 거고 제가 거기에 대해 의견을 낼 사항이 아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당이 결정하면 따르는 것 외에 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바른정당·바른미래당 등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오랫동안 함께한 유의동 의원을 정책위 의장으로 내정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유승민 캠프의 직능본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선대본부 측은 유 의원이 윤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선대본부나 의원들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선대본부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약한 연결고리라도 만들기 위한 원팀 구성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