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록 사과' 검토…김미경, 홀로 호남行
야권 대선 후보의 배우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왼쪽)는 조만간 ‘7시간 통화 녹취’와 관련해 사과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미경 씨(오른쪽)는 첫 단독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찾아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6일 “통화 녹취 관련 보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김씨가 문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MBC 등을 통해 김씨의 통화내용을 녹취한 파일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었다.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나 당내 경선 경쟁자들의 굿 발언 등으로 인해 논란이 발생했다. 김씨 측은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친여 매체 등에서 추가로 녹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씨의 조기 등판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포털사이트의 프로필을 직접 바꾼 것도 대중 앞에 나서기 위한 몸풀기라는 해석이다. 전날 김씨의 모친이자 윤 후보의 장모인 최모씨의 ‘요양급여 불법 수급’ 관련 2심 판결이 무죄로 나온 것도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건강이 등판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녹취록 공개와 모친의 재판 등으로 인해 김씨의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복 속도에 따라 등판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미경 씨는 이날 단독으로 광주를 찾았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호남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반등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오전 광주 양림동에서 5월 어머니집 차담회를 한 뒤 광주 우산동 말바우시장에서 시민들과 소통했다. 오후에는 광주 화정동 아파트 공사 붕괴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안 후보의 딸인 안설희 씨도 개인방송을 통해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설 연휴 이후 ‘아빠 안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방송을 통해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