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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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는 2024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정체로 당내에서 분출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백의종군할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당내 운동권 출신 86그룹의 불출마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민주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송 대표는 "국민께서 요구하고 계신, 자기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정치의 본령,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역사적 소명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오는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재보궐선거에 무공천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며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 곳의 지역에 출마를 위해 준비해오신 분들께는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 처리할 방침도 밝혔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도 국민 무서운 것을 안다면 제명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체 광역·기초의원 30% 이상을 20·30대 청년을 공천하겠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윤 후보는 우리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라며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반성한다. 정권교체를 넘어 스스로 기득권을 타파해 정치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