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지금은 국토보유세 도입할 때 아냐…전 국민 기본소득도 시기상조"
“앞으로 5년간 필요한 디지털 인재가 최소 100만 명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1인당 1500만원까지 교육비를 지원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겠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중심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SW)로 옮겨가는 대전환기에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디지털 인재에 집중 투자해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인재 양성 필요성에 대해 박 위원장은 “현재 대학에서 가르치는 전공지식은 기업 현장에서 쓸 수 없는 수준”이라며 “코딩 등 프로그래밍 전반에 특화한 인재 육성을 위해선 정부가 기업 맞춤형 교육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차기 정부 모델로 ‘메타정부’를 설정한 데는 박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박 위원장은 “지금의 ‘전자정부’는 (이용자와 정부가) 서로 문자로 교신하는 수준이라면 메타정부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에 대해선 “그 정도 수준은 이미 지금 정부도 하고 있다”며 “(윤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외부 클라우드 사용을 가로막아 중국에 인공지능(AI)·데이터산업 주도권을 내준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가 신설을 검토하는 국토보유세(토지이익배당세)와 관련해선 “국민적 저항도 있는 만큼 지금은 때가 아니니 ‘하지 말라’고 건의할 것”이라며 “국토보유세는 선진국처럼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세제 개편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전 국민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2030세대는 ‘기성세대 빚을 왜 우리에게 지우느냐’며 반대 여론이 높다”며 그런 정책보다는 농민, 문화예술인 등 필요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기본소득이 더 낫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경제나 국방 등 그동안 보수 정부가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면서도 “‘공정’ 등 일상의 민주주의 측면에서 2030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선 이슈로 떠오른 ‘젠더 갈등’에는 “여성은 여성대로, 남성은 남성대로 존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녀평등을 한다고) 여성을 군대에 보내는 것보다는 군 복무자에게 가산점을 확실히 만족스럽게 주는 것이 해법”이라며 “여성가족부는 폐지보다는 가족부로 개편하는 등 기능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형주/주용석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