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이끌 후보'…李 42.8% vs 尹 28.4% vs 安 17.2% [한경 여론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가 경제를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후보로 꼽혔다. 지난 조사보다 선호도가 소폭 낮아지면서 정체됐지만, 확고한 우세를 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뒤를 이은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외교·안보 정책 부문에서는 이 후보가 앞섰고, 윤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따라붙었다.

○선호도 1위 유지한 이재명

23일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0~22일 진행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중 경제 분야만 놓고 본다면 국가 경제를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 42.8%가 이 후보를 택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윤 후보는 같은 기간 1.6%포인트 오른 28.4%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4.4%포인트로, 지난달 조사(16.2%포인트)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이어 안 후보(17.2%), 심상정 정의당 후보(2.0%) 순이었다.

성남시장, 경기지사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의 경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후보의 강점이 크게 반영되는 경제 리더십 부문 선호도 조사에서조차 지지율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후보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한 달 동안 윤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정책 행보에 집중해 왔다. 특히 부동산 정책과 관련,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면서 수도권 표심을 겨냥했다. 여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 관련된 네거티브 공세도 자제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경제 리더십 지지율은 지난 11월 진행된 1차 조사(40.2%)와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지향하면서 현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평가가 있다”며 “추진력을 내세우는 것 역시 대장동 의혹에서 보듯 방향성이 잘못된 추진력이란 점에서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경제 리더십에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0.9%가 경제 리더십 부문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59.1%)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안 후보에게 지지가 나뉘는 현상이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24.5%와 윤 후보 지지층의 19.6%는 경제 리더십 분야에서 안 후보를 선호했다.

안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지지율 상승세가 돋보였다. 지난달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15.1%와 윤 후보 지지층의 12.1%는 경제 분야에서 안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 기간 안 후보가 연금 개혁, 코로나19 방역패스 문제점 등 각종 정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입소스 관계자는 “윤 후보는 경제 리더십 선호도가 다자대결 대비 11.0%포인트 낮았다”며 “지지층 내에서도 경제 리더십에 대한 선호가 분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5%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고, 39.7%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두 응답을 합치면 한국의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응답자는 80.2%에 달했다.

○외교·안보서도 尹·安 선호 갈려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포함된 ‘외교·안보 분야 놓고 본다면 국가 외교·안보 정책을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이 후보가 39.1%로 1위로 나타났다. 윤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4.9%로,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 차이였다. 이어 안 후보(13.2%), 심 후보(1.7%) 순이었다.

이 후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이 최근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이어 이와 같이 강경 입장을 표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 시켜 모두에게 불행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 “전쟁의 위험을 고조시킨다”며 비판했다.

윤 후보가 경제 리더십 분야에서는 큰 폭으로 이 후보에게 뒤졌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 오차범위 내로 따라 붙은 것은 대북관에 대한 지지층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72.7%, 윤 후보 지지층의 79.3%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보수층의 지지가 안 후보로 일부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13.3%, 윤 후보 지지층의 10.1%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안 후보를 선호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를 받아 지난 20~22일 사흘간 전화통화(유선 9.8%, 무선 90.2%)로 의견을 물었다.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3.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