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대항 인도·태평양 지역 인프라 투자 추진
기시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미일 긴밀히 협력 의견일치"
올해 상반기 '쿼드' 정상회의 일본에서 개최 방침 확인
미일 정상 "외교·경제장관 '2+2회의' 신설…북핵 문제 협력"(종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밤(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화상 정상회담에서 외교·경제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총리관저에서 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운용하고 있는데 경제 안보와 제3국 투자 등을 다루는 별도의 2+2 회의를 신설키로 합의한 것이다.

새 2+2회의에 미국 측은 국무장관과 상무장관이, 일본 측은 외무상과 경제산업상이 각각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에서 미일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와 첨단기술 수출 규제 등 최근 대두하는 경제 안보도 새 2+2회의의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과 홍콩 및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인권 문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확인했다고 기시다 총리는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등을 통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뜻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이른바 '3대 안보 전략 문서'의 연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을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개최할 방침을 확인하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고,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속한 해결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고,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을 받는다고 재확인했다.

이날 밤 10시께 시작된 미일 화상 정상회담은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작년 10월 4일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미일 정상의 공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