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뒤 인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맨 오른쪽)가 21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확대를 위한 ‘여야 대선 후보 긴급 회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자회견 뒤 인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맨 오른쪽)가 21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확대를 위한 ‘여야 대선 후보 긴급 회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회안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 번 정규직이 되면 노동자들이 ‘절대 나가면 안 돼’라며 극단적으로 단결하고, 그래서 기업은 정규직을 안 뽑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 방향으로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자”며 “노동자들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겠다,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설득하면 (고용 유연성 확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 후보는 21일 유튜브에 공개한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대담에서 ‘양극화 얘기가 나오면 기업인들이 지적받는데 기업이 잘못한 것처럼 비쳐지면 해결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고용 유연성을 확대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안전망을 늘리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고용 유연성 확대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내 다음 세대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노동자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정부가 바뀌어도 그대로 간다는 믿음이 있으면 안전망 강화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많은 시간 논의와 양보가 필요하다”며 “신뢰가 쌓이면 합의가 잘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담은 경제에 관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 측이 박 전 회장에게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의 철도·도로를 지하화하고 강남·북 간 격차를 해소하는 내용의 ‘서울 7대 공약’도 발표했다. 서울 진관동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은 지상, 차량은 지하’라는 대원칙하에 철도·도로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며 지하철 1·2·4호선과 경의선, 중앙선 지하화를 공약했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울 서남·서북·동북부권을 연구개발(R&D)·문화·의료산업 육성을 통해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집값이 폭락할 때를 정부가 공공주택을 매입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주택관리공사’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동산시장이 급락하면 신설된 주택관리공사가 국민들이 매물로 내놓은 주택을 사들여 공공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이미 주택가격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주택가격 급변을 공공주택을 대량 확보할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차례 공언한 수도권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은 이날 공개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사실 어젯밤에 내용 정리가 됐지만 내가 ‘부족하다. 추가하자’고 얘기해서 몇 곳을 추가하느라 (발표를) 미뤘다”고 했다. 그는 “‘서울, 수도권에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시민들의 부동산 고통에 대해 민감하고 기민하지 못했던 것에 사과드린다”며 90도 인사로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긴급점검회의에선 “3차 접종자에게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고은이/전범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