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수출 성사될지 관심…문대통령 "北 대화복귀 필요성에 양국 공감"
철도 현대화사업 등 논의…"양국 FTA 발판 마련, 韓 개발경험 나눌 것"
엘시시 "한국 투자유치에 좋은 환경 마련할 것…韓처럼 성공적 개발 희망"
한-이집트 정상회담…文 "K-9 계약 최종타결에 함께 노력"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교통 인프라 및 국방·방산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정상의 이집트 방문은 역대 두 번째이자 2006년 이후 16년 만이며, 문 대통령의 아프리카 대륙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국방·방산 분야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K-9 자주포 수출 협상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

문 대통령은 회담 후 논의 결과를 소개하는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양국 사이에서) 논의되는 K-9 자주포 계약이 양국의 상호 신뢰에 기반한 방산협력 성과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은 K-9 자주포가 이집트의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협력, 현지 생산을 통한 양국 상생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계약의)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 따라 조만간 이집트에 대한 K-9 수출 소식이 전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K-9 자주포는 우리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주포로, 긴 사거리와 빠른 발사속도, 기동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문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호주와 1조900억원에 이르는 K-9 자주포 공급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양측은 또 '룩소르-하이댐 철도 현대화 사업' 등 이집트 교통 인프라 구축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개발 경험을 나누고 이집트의 교통·수자원 인프라 확충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무역경제 파트너십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향후 한-이집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고, 양국의 협력을 해수 담수화, 수자원, 석유화학플랜트 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은 이집트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 규모의 EDCF 차관 한도를 새로 설정했고, 엘시시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기후위기 극복에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집트는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의장국이다.

한국은 COP27에 적극 협력하며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분야에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양 정상은 우주, 해양, 문화재, 인적교류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이집트의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은 인적·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며 양국 국민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발굴·보존 노력에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엘시시 대통령은 중동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중재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줬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이 종료된 뒤 양국은 ▲ KOICA 이집트 전자조달시스템 개선사업 교환각서 ▲ 이집트 룩소르-하이댐 현대화 사업 시행 약정서 ▲ 무역경제 파트너십 공공연구 양해각서 ▲2022∼2026 EDCF 차관에 대한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중심 국가"라며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역사적 장점과 세 대륙을 잇는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으며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와 젊은 인구 구조, 풍부한 자원까지 갖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더욱 굳게 손을 맞잡았다"며 "양국이 번영과 발전의 미래를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는 한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좋은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집트의 큰 개발사업과 인프라사업, 에너지·교통·통신·ICT 등 분야에서 한국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조건(규제)을 완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협조를 통해 이집트도 한국처럼 성공적인 개발을 이룰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