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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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과 이른바 '형수 욕설' 파일에 대해 "녹음파일의 진실은 친인척 비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후보가 형수에게 한 욕설은 형과 형수가 후보의 어머니를 협박하는 과정에서 했던 욕설을 되돌려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당시 이 후보가 형의 부당한 시정 개입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선대위는 20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욕설한 녹음파일을 두고, 패륜이라는 마타도어가 지속되고 있다"며 "후보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성숙하지 못한 과거 발언에 대해 수차례 국민께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용서를 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일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청렴 시정을 위해, 셋째형님의 불공정한 시정 개입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가족사"라며 "이 후보의 셋째형인 이재선씨는 2000년경 당시 성남시장에게 청탁해 청소년수련관의 매점과 식당을 제3자 명의로 특혜위탁 받아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고, 후보의 당선 이후에는 인사개입 및 이권청탁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선대위는 당시 욕설의 전말을 설명하면서 앞서 법원으로부터 해당 음성 파일에 대한 유포 금지 명령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민주당 선대위 입장문 전문

[입장문]

욕설 녹음파일의 진실은 친인척 비리를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욕설한 녹음파일을 두고, 패륜이라는 마타도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성숙하지 못한 과거 발언에 대해 수차례 국민께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다만, 이 일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청렴 시정을 위해, 셋째형님의 불공정한 시정 개입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가족사였습니다.

1. 셋째형님의 이권개입 시작

이재명 후보의 셋째형인 이재선씨는 이 후보가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인 2000년경 당시 성남시장에게 청탁해 청소년수련관의 매점과 식당을 제3자 명의로 특혜위탁 받아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습니다.

그 후 2010년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형은 본격적으로 시정과 이권에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남시는 전임 민선시장 3명이 모두 비리로 구속되었고, 직전 시장인 이대엽 씨는 조카와 조카며느리 손자까지 비리로 처벌된 바 있습니다. 친인척 비리는 암세포와 같아서 한번 눈감으면 주체할 수 없이 커집니다. 미리 예방하고 단속하지 않으면 도저히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을 이재명 후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형이 노인주거시설을 짓는 사업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들리자 친인척 비리를 우려한 이재명 후보는 사업을 원천봉쇄 조치하기도 했습니다.

2. 셋째형의 이상행동과 이권개입, 그리고 시정개입은 계속됐습니다.

2012년 초부터 형은 반복적으로 ‘이재명 시장 퇴진’을 주장하며 이 후보와의 통화와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시장 친형’임을 내세워 비서실장에게 4명의 공무원 인사를 요구하고, 감사관에게는 관내 대학교수 자리를 알선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인사개입 및 이권청탁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공무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성남 롯데백화점의 영업 일부가 불법이라며 직접 단속을 나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고, 관내 은행 등에서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습니다. 심지어 성남시의회 의장 선출에 개입하겠다며 새누리당 의총장에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보다 못한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형님과 접촉금지, 통화금지’를 지시했습니다. 공무원과의 접촉까지 차단당한 형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습니다.

3. 공무원 협박도 통하지 않자 셋째형은 어머니를 통해 이재명 시장에게 접근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형의 이권개입을 원천 차단하자 형은 인연을 끊었던 어머니를 통해 이 후보에게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은 과거 어머니 노후자금 5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패륜적 폭언을 퍼붓고 완전히 인연을 끊은 바 있습니다.

그랬던 형은 2012. 5. 28.경 성남에 따로 거주하던 어머니에게 찾아가 “(어머니의) 집과 교회에 불을 질러버리겠다”라고 협박하고, 2012. 6.경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에게 “구○○(어머니 이름)을 칼로 쑤셔 버리고 싶다, 내가 나온 구멍을 쑤셔 버리고 싶다”는 (문제가 된) 패륜적 발언을 했습니다.

4. 욕설파일의 진실은, 셋째형이 어머니에게 패륜적 욕설을 한 것을 자식으로서 참을 수 없어 발생한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형 부부의 패륜적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전화를 수차례 했는데, 그때도 형 부부는 철학적 표현이라며 빈정대는 등 어머니를 능멸했습니다.

형과 형수는 수많은 통화를 모두 녹음한 후 이중 극히 일부를 가지고, 이 후보가 형수에게 폭언한 것으로 조작 왜곡해 유포했습니다.

형은 패륜발언 외에도 2012. 7. 15.경 어머니 집을 찾아가 어머니와 여동생 등에게 폭행을 저질렀고, 결국 형은 모친 존속협박, 상해 등으로 500만원 형사처벌과 ‘어머니 근처 100미터 접근금지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가족 간 갈등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법원은 해당 음성파일의 유포를 금지한 바 있습니다. 후보자의 공직 수행과 무관한 사생활 영역의 대화내용 공개는 인격권 침해라는 것이 가처분 및 손해배상 판결문의 핵심 요지입니다.

5. 이재명 후보는 ‘형님의 시정개입 원천봉쇄’를 위해 ‘개인적 망신’을 감수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인으로 친인척이 문제 되지 않은 일은 거의 없습니다. 고위공직자의 친인척 비리는 한번 눈감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결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이재명 후보가 형의 이상행동과 이권개입에 적당히 눈감았으면 가족간의 극단적 갈등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논란이 돼 온 악의적 편집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후보는 개인적 망신을 감수하면서까지, 주권자의 대리인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습니다. 청렴한 시정 운영을 위해 친인척 개입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형의 요구를 눈감았다면 갈등으로 인한 망신은 없었겠지만, 성남시정은 가족비리로 얼룩졌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았을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욕설 녹음파일에 대해 국민 앞에 더 낮은 자세로 반성하고 사과드리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사건의 전후 맥락을 살펴주시길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 더불어 민주당 선대위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