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코로나19에 3→4월로 연기 검토 중…FOC 시행 여부도 논의
북, '핵실험·ICBM 재개' 가능성 언급…훈련 빌미 '실제 행동' 나설 수도
'4월 연합훈련' 한반도 정세 분수령되나…군 "美와 긴밀 협의중"
북한이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 조치 철회를 시사한 가운데 오는 4월께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미는 통상 3월 중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시행하지만, 올해는 대통령 선거(3월 9일)가 있는 점을 고려해 4월 중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산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올해 연합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에서 필수적인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평가가 병행돼야 하므로 한미 군 당국으로써는 의미가 크다.

앞서 한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연합지휘소훈련을 하고 FOC 평가를 시행한다는 방침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부터 탄도미사일 잇단 발사에 나선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 및 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군 당국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북한의 정치국 회의에서는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0일) 전후로 대규모 '경축행사'를 위한 행사 준비도 주요 의제로 채택됐는데, 공교롭게도 연합훈련 시기와 행사 일정이 맞물리게 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전반기 연합훈련을 빌미로 모라토리엄(유예) 조치를 일부 해제하는 등 '실제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모라토리엄 검토에서 결정으로 이어지면 빠르면 2월 16일 전후, 늦어도 4월 15일 전후에 실제 행동이 예측된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거리 탄도미사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핵실험 순으로 점점 강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의도나 입장을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면밀히 대응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 대변인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코로나19라든지 국내 일정, 그리고 미국 증원 인원의 전개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기 연합훈련 시행을 두고 '정상화' '연기' 등의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