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여가부 폐지 공약 등 적중
2030 등에 업고 지지율 급반등

與 "청년 눈길 잡을 한방 없나"
공모주 우선배정 등 검토 나서

이슈 따라 청년층 표심 '출렁'
與·野 모두 긴장 늦추지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할 ‘똘똘한 한방’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청년층 회군에 힘입어 최근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다. 민주당 일각에선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처럼 이재명 후보도 논쟁적인 화두를 던져 청년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역시 이슈의 흐름에 따라 2030세대 지지가 이 후보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30 표심 잡은 윤석열
尹에 돌아간 '이대남'…속타는 與

19일 발표된 코리아정보리서치의 대선 후보 다자대결 결과(17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후보 지지율은 44.4%, 이 후보는 35.8%였다. 직전 조사(지난 11일) 대비 윤 후보는 4.1%포인트, 이 후보는 1.1%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지난달 30일 28.5%에서 이달 11일 38.2%, 이번엔 48.2%까지 수직상승했다. 30대 지지율 역시 29.6%(12월 30일)에서 45.9%(19일)로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40.2%에서 20.7%로 반토막났고, 30대 지지율 역시 33.4%에서 30.6%로 하락했다.

윤 후보가 최근 ‘이대남’ 공약에 집중한 게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란 분석이다. 윤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여가부 폐지’(8일) ‘병사 봉급 월 200만원’(9일) 등 2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공약을 쏟아냈다.

반면 ‘이대남’과 ‘이대녀’ 사이에서 전략적 줄타기를 해온 이 후보는 최근 2030 여성 지지율까지 흔들리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중심 커뮤니티엔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여성 인권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이 후보가 출연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은 2030 여론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닷페이스 인터뷰에 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채널 성격을 ‘페미니스트 방송’이라고 규정한 2030 남성들이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는 차원”이라면서도 이 후보의 젠더 관련 발언이 부각되는 건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한방 내놔야”
민주당 내부에선 이슈에 따라 유동성이 강한 2030세대의 이목을 끌 ‘한방’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식적으로는 “윤 후보처럼 ‘세대·젠더 갈라치기’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당 내부적으론 무엇이 됐든 폭발력이 큰 화두를 던져야 30%대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공약을 꾸준히 내고 있지만 큰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여가부 폐지처럼 논쟁적인 이슈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 청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대표할 인물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준석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우린 그런 인물 자체가 없다는 게 너무 불리하다”며 “매력적인 청년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공모주 청약 배정 물량 중 일부를 청년에 우선 배정하는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미 지난해 1월 공모주 균등배정 제도를 도입해 개인투자자를 배려하고 있는 만큼 불공정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2030 ‘눈치’
국민의힘 역시 2030세대를 윤 후보의 고정 지지층으로 확신할 수 없다고 보고 표심을 계속 가져갈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국민의힘 경선 당시 20대 남성은 주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다. 2030이 특정 후보나 진영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고, 현안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 만큼 선거 직전까지 이들의 표심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미투 폄훼’ 논란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도 미투에 부정적인 20대 남성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희정 씨 사건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그중 실제 피해자에게 2차적인 불편을 초래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며 김씨의 발언을 사실상 옹호했다. 선대위 여성본부에서 고문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SNS에 김씨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한 뒤 2030 남성들로부터 비판을 받자 고문직에서 사퇴했다.

당내에선 여가부 폐지 등 눈에 띄는 공약으로 단시간에 ‘이대남’의 표심은 잡았지만, 장기적인 지지율로 이어가려면 청년 세대가 고민하는 근본적 과제인 일자리 등과 관련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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