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열차 운행하며 中과 물적교류 재개…유엔 통해 백신지원도 탐색
새해 네번째 연쇄 무력시위…코로나19 대외행보·무기개발 분리 의도
北, 국경개방·백신협의 동향에도 연일 미사일…'투트랙' 행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아걸었던 국경 개방 조짐을 보이고 백신 도입을 위한 협의에 나서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연일 미사일 무력시위를 강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 쇄국'에서 벗어나 조만간 대외 행보를 재개하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와는 관계없이 자위권 차원의 국방력 강화는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른바 '투트랙' 행보다.

북한은 17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무력시위다.

앞서 북한은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시험발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소집되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로부터 신규 독자 제재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사흘 간격으로 미사일을 쐈다.

하지만 이런 '강대강' 흐름과는 별개로 북한은 지난 2년간 빗장을 걸어 잠갔던 국경을 일부 개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건너간 북중 화물열차가 이날 오전 생필품과 의약품 등 긴급물자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화물열차가 운영된 건 지난 2020년 여름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아울러 유엔 측이 지난해 10∼11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6천만 도스 지원 의사를 전했고 김 대사가 이를 평양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대사는 지원 가능한 백신이 화이자인지 모더나인지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북한의 국경 개방이 반드시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한미의 대화 제안에 반응하지 않은 배경에는 방역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국경 개방 동향과 맞물려 북한이 코로나19를 연결고리로 국제사회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北, 국경개방·백신협의 동향에도 연일 미사일…'투트랙' 행보
그러나 이런 기대를 비웃듯 북한은 또 미사일을 쏘며 무력시위를 계속했다.

이는 향후 북한이 교류 재개와 코로나19 협력 등 대외 행보에 나서더라도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은 변함없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까지 장기화하며 민생이 악화해 내부적으로 방역에 대한 피로도가 한계점에 달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중국으로부터의 물자 수급을 위해서라도 국경 개방이 필요한데 방역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 백신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은 앞으로도 작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기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일정대로 차질없이 끌고 나가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새해 들어 연이어 진행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무기 개발이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최근 잇단 무력시위가 미국과 협상에 앞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동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국경을 정상화하는 문제와 무기 개발 행보를 명확히 분리하려는 것 같다"며 "특히 무기 개발을 합법적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하는 건 향후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을 벌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