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OTT·SNS·챗봇 뉴미디어 총동원…'삼프로TV'에 고무, 이동 중 유튜브 생방송도
尹, 'AI 위키윤' 부각, 개인 유튜브 채널로 친근함 강조…59초짜리 영상·10자이내 SNS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는 뉴미디어가 캠페인의 전면에 등장한 첫 대선으로 기록될 만하다.

새로운 플랫폼을 뒷받침하는 기술과 서비스의 진화, 코로나 창궐에 따른 비대면 문화와 '세(勢) 과시형' 유세의 퇴장, 20~30대의 캐스팅보트 부상 등은 뉴미디어의 중요성을 한층 비중 있게 반영하고 있다.

양대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절실히 깨닫고 뉴미디어 선점을 노린 불꽃 튀는 경쟁을 이어 가고 있다.

[뉴플랫폼 대선] ② 李 '물량공세' vs 尹 '튀어야 산다'…차별화 전략 불꽃
◇ 이재명, 뉴미디어 총망라 '물량공세'…이동 중 유튜브 생방송 진행도
이 후보는 OTT(동영상 스트리밍)·소셜미디어(SNS)·스마트폰 앱·챗봇(대화 로봇) 등 현존하는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의 활용도는 기존 TV와 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5일 방송된 경제 전문 유튜브 '삼프로TV' 출연분은 시청 횟수가 600만 회를 훌쩍 넘기면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삼프로'가 나라를 구했다"는 자찬도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여러 패널과 일반적 주제에 관해 얘기하는 '관훈토론식' 출연은 이제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점차 지양하는 분위기"라면서 "주제와 형식,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유튜브는 계속해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동하는 차량 내에서, 또는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중에도 직접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SNS)도 페이스북에 운영하는 두 개의 공식 계정을 비롯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등을 폭넓게 이용 중이다.

선대위 공식 온라인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 후보의 공약·메시지·일정과 사진, 가짜 뉴스 신고 센터, 게시판 등이 마련돼 있다.

온라인 정치구독 플랫폼을 표방한 '이재명플러스' 앱도 운영 중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관심 분야 공약을 받아보고 직접 제안도 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처음 나와 구글플레이 기준 다운로드 횟수가 1만회를 넘었다.

이 후보의 공약과 신상 등에 질문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답해주는 챗봇(대화 로봇)도 지난해 11월부터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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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튀어야 산다' 적응 속도전…'다르고 빠르게' 전략
윤 후보의 뉴미디어 활용 콘셉트는 '다르고, 빠르게'로 요약된다.

'59초짜리' 영상으로 생활 밀착형 공약을 발표하고, 10자 이내 페북 글을 쓰는 식이다.

주목도와 전달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지난 7일 SNS 등을 통해 퍼져가며 이대남(20 남성)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도 딱 일곱 글자 짜리였다.

정치입문 초반 윤 후보의 반려견·반려묘 사진을 올리는 SNS '토리스타그램' 계정, 청년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민지야 부탁해' 등으로 논란과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과 비교할 때, 갈수록 뉴미디어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을 주로 공약 발표 쓰는 것과 달리 인스타그램은 일상과 유머 코드를 담은 사진들을 올리고 있다.

가령, 8일 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집어든 사진은 '#멸공' 논쟁에 불을 붙이며 온라인상의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 됐다.

최근에는 'AI 윤석열'도 선보였다.

윤 후보의 공약사이트 '윤석열 공약위키'에서 'AI 윤석열', 일명 '위키윤'이 누리꾼들 질문 댓글에 영상으로 답변하며 화제를 모았다.

'맛보기' 영상을 통해 입소문이 나서 자리를 잡으면 공약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과거 대선에서 유력 주자들이 큰 효과를 봤던 TV 예능프로그램 출연보다는 젊은 세대에 파급력이 큰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인기 채널에서 섭외가 오면 가급적 응한다는 방침이다.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 '주 기자가 간다' 코너 출연, 경제전문 '삼프로TV' 출연이 그 예다.

'검찰총장 윤석열'의 딱딱한 이미지를 지우고 친근함을 부각하고자 개인 유튜브 채널도 적극 활용 중이다.

취미가 '요리'인 점을 활용해 '셰프 윤석열'이 워킹맘 등 다양한 일반 시민과 만나 요리를 해주며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로 찍은 '석열이형네 밥집'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