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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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를 참여시키는 노동이사제 도입 법안을 강행처리할 뜻을 밝혔다. 당초 ‘합의 처리’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이 논의에 불참할 움직임을 보이자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4일 두 번째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노동이사제 도입 방안을 담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건조정위는 정치권에서 이견이 있는 법안에 대해 여야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최대 90일간 심의하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이사제 법안이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에 가로막혀 처리되지 않자 지난달 8일 사회적경제기본법, 서비스산업발전법, 공공기관사회적가치실현법 등과 함께 안건조정위에 회부했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개최에 반대해왔지만 지난달 30일 여야 기재위 간사 회동에서 노동이사제 법안을 안건조정위에서 합의 처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안건조정위원으로 민주당에서는 김주영·정일영·양경숙 의원, 국민의힘에서는 배준영·서일준 의원, 비교섭단체인 기본소득당에선 용혜인 의원이 선임됐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열린 첫 안건조정위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4일로 예정된 두 번째 회의에 대해서도 참석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회의에 불참하더라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당 대선 후보들이 얘기한 부분도 있고 오랫동안 묵었던 법안이라 그런 것을 처리하기 위해 안건조정위를 소집한 것”이라며 사실상 강행 처리 방침을 시사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각각 만난 자리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여당 주도 강행 처리에 정치적 부담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다면 부담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노동이사제를 안건조정위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약속한 만큼 불참에 따르는 책임은 야당에 있다는 얘기다.

기재위 관계자는 “4일 안건조정위에서 노동이사제 법안이 처리될 경우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건조정위에서 노동이사제 법안은 김주영 의원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김 의원안은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 추천이나 동의를 받은 비상임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반해 박주민 민주당 의원안은 노동이사 신분을 상임이사로 2명 이상 선임하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안건조정위에서 “노동이사 수를 1명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이동훈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