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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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인 이동호 씨(29)가 지난 4월부터 사모펀드인 HYK파트너스에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HYK는 지난해 한진그룹 물류회사인 ㈜한진 2대 주주에 오른 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HYK가 지난 3월 한진에 주주제안을 하면서 과거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기업인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K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지난 3월10일 김현겸 한국클라우드 대표이사(60)를 한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했다.

당시 한진 2대 주주(지분율 9.79%)였던 HYK는 김 대표 외에도 한우제 HYK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같은 달 25일 열린 한진 주총에서 HYK가 제안한 안건들은 부결됐다.

앞서 HYK는 지난해 10월 한진 주주였던 경방으로부터 주식 123만여주와 신주인수권 등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경방은 HYK 펀드에 약 900억원을 출자한 회사다.
사진=HYK파트너스 홈페이지 캡쳐
사진=HYK파트너스 홈페이지 캡쳐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장남인 이동호 씨는 한진 주총이 끝난 지난 4월 HYK에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이씨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국내외 금융회사 등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뒤 올 초 르가든이라는 건설회사를 거쳐 HYK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한 온라인 도박사이트에 불법 도박 경험담과 성매매 관련 글을 작성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씨가 HYK에 입사한 시점과 한진 주총과의 연관성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HYK가 한진 사외이사로 추천했던 김현겸 대표는 2019년 8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본부’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김 대표는 함세웅 신부,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제윤경 전 의원 등 사회 각계인사 1184명과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범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정의 중단으로 1350만 도민이 혼란에 빠지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며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재명 지사가 지사직을 내려놓는 불행한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교통공사의 비상임감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증권맨 출신으로 대신증권, 현대증권(현 KB증권),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을 거쳐 2012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2012년 11월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김 상무를 비롯한 현대그룹 경영진 8명이 모여 현대증권 노조파괴를 모의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