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와 함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와 함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7일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의 본질은 선전(宣傳)"이라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전이라는 것은 본래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과장된 것으로 만드는 법인데, 지금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이 그렇다"며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곧 1만 명을 넘어설 태세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의료체계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자기 자신까지 속이고 있다. 그러니 태연하게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SNS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올리는 게 아니냐"며 "그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의 문제점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이 '쇼'와 '자화자찬'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가장 잘나가는 참모가 바로 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선전으로 일관하면서 목표로 삼는 것은 바로 정치적 이익이다. 이번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밀어붙인 '위드 코로나'도 대선을 의식한 무리수였다는 게 세간의 비판"이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고통받는 국민보다는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는 대통령의 나쁜 정치가 최악의 상황을 불렀다. 그래서 제가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장실에서 열린 윤영일 전 의원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장실에서 열린 윤영일 전 의원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저는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선 정치 방역이 아닌 과학 방역이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국민 생명 안전이지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니다"라며 "온통 지지율에만 신경 쓰는 대통령은 국민에겐 재앙이다. 대통령의 SNS에는 관광지에서 찍은 셀카가 아니라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꿋꿋하게 버티는 국민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SNS에 김정숙 여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와 함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호주 캔버라와 시드니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다"며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마지막 날까지 가족 동반으로 함께해 주신 모리슨 총리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야권에서는 '코로나19 비상시국에 환히 웃는 셀카를 올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호주 총리와 호주 국민들도 이런 논평과 기사들을 볼 텐데, 야당의 외교 결례가 참 걱정"이라며 "친교행사에서 자국 총리의 권유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온갖 말들을 갖다 붙이는 우리나라 야당의 논평이 어떻게 이해될 것인지 한 번 생각이라는 걸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