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올해도 각계에서 온갖 말이 쏟아졌다.

배려가 담긴 따뜻한 말이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 정곡을 찌르는 경우는 그다지 흔치 않았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뾰족하게 날이 서 있거나 거칠고 공격적인 언사를 주고받는 일이 많았다.

논란이나 화제가 됐던 주요 발언을 모아봤다.

▲ 윤석열, 별의 순간이 왔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1월 12일 차기 대선 출마가 거론되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저의 평가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 부동산 부분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번 보선을 통해 정말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그런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4·7 재보궐선거의 여당 패배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영향이었다며)
▲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6월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참여 선언을 하며)
▲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 6월 30일 자신을 둘러싼 '접대부설' 등을 반박하며)
▲ 제가 혹시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7월 5일 민주당 예비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스캔들 해명 요구를 회피하지 말라는 지적에)
▲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가 (당 후보가) 되면 야당이 낫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7월 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당내 강성 지지자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7월 19일 현 정부의 '주52시간제' 정책을 비판하며)
▲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나.

그건 뭣도 모르니까.

뭐든지 그러지 않느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8월 25일 언론중재법에 대한 국경없는 기자회(RSF) 비판에)
▲ 지금은 기업이 기술로 먹고살지,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9월 13일 안동대학교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 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0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며)
▲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10월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 간담회에서 인재 등용 시스템에 대한 구상을 밝히며)
▲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서로 감옥 간다고 논쟁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한국 대선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돼 가고 있다고 느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10월 20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경선후보를 동시에 비판하며)
▲ 모든 것이 나의 무한 책임이다.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책임과 과오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전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언. 10월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 제목이 확 끄는 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1월 3일 부천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 웹툰 제작업체를 방문해 웹툰 제목을 보며)
▲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1월 10일 관훈클럽토론회에서 자신의 음주운전 경력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초보운전 비판을 대비하며)
▲ 경선 흥행으로 내 역할은 종료됐다.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11월 7일 경선 패배 후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선을 그으며)
▲ 주접을 떨어놨던데…그 뉴스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11월 25일 윤석열 후보 측에서 '조건 없는 합류 선언이 없으면 끝이라고 최후통첩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 11월 27일 발인식에서 전씨의 과오에 대해 대신 사과하며)
▲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12월 2일 선대위 인선 문제 등을 둘러싼 '당대표 패싱' 논란 속에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 일정을 이어가던 중)
▲ 제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2월 4일 전북 군산 공설시장 연설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언급하면서)
▲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12월 6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 윤석열은 초저녁에 뜬 별.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했다면 이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별의 순간은 의미가 없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12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의 별이 어디쯤 왔느냐'는 질문에)
▲ 저는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12월10일 경북 경주 '황리단길' 즉석연설에서)
▲ 저는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12월14일 허위경력 기재 의혹 관련 YTN 인터뷰에서)
▲ 13명 가운데는 무학에 가까운 갈릴리 어부 출신이 많은데, 세상을 바꾸지 않았느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4월 19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검사 13명으로 수사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 시민 혈세로 어렵게 유지되는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9월 13일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마을공동체 사업 등 시민단체가 참여한 사업을 열거하며)
▲ 더 심해지기 전에 어른들이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하다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해 경찰로부터 신상공개가 결정된 최찬욱. 6월 24일 검찰 송치 전 취재진 앞에서)
▲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서 대가를 받지 않았느냐'라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질의에)
▲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고 특혜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전을 치르기 위해 11월 9일 대표팀에 합류하며. 이틀 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전에는 국내 개최 A매치로는 201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 관중 입장 허용)
▲ 끝!(남자 양궁 국가대표 오진혁. 7월 26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회 2연패를 확정하는 마지막 화살을 쏘고 난 직후)
▲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였다 (여자배구 김연경. 8월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 아직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것,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두 번 찍어서 넘어가기를 바란다면 욕심이다 (방탄소년단 슈가.

11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두 번째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오른 것을 두고)
▲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고상한 체한다'(snobbish)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 (윤여정. 4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하고 밝힌 소감에서)
▲ 우리는 깐부잖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배우 오영수가 연기한 1번 참가자 오일남의 대사. 드라마 속 오일남이 성기훈(이정재 분)과 함께 한 구슬 게임에서 성기훈의 생존을 위해 마지막 구슬 한 알을 손에 쥐여주며 한 말. '깐부'는 구슬치기 등의 놀이에서 같은 편을 의미하는 속어)
▲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허니제이. 9월 7일 엠넷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해 배틀 무대 시작 전)
▲ 지지지지(知止止止,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월 2일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는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우회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며)
▲ 잘못된 길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해 줘야 (은성수 금융위원장. 4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과도한 대출까지 끌어들여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20·30세대가 경각심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1월 24일 5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 되든 안 되든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모든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대사관 공사참사관. 8월 27일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이 성공한 뒤 소감을 밝히며)
▲ 베이징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종전선언이 영향을 받는다고 연결하지는 말아주기를 바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11월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검토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협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기념연설에서 국방력 강화는 전쟁을 막고 국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증강 활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미국·남조선식 대조선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주장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9월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에 대한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3월 3일 발표한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 등을 거론하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