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외교 노렸다…UAE 신임 대사에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 임명
외교부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신임 대사에 전 국군기무사령관인 이석구(예비역 중장) 전 국방대학교 총장을 10일 임명했다. UAE는 최근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 ‘천궁Π’를 약 4조원대 규모로 수입하기 위해 계약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방산외교를 겨냥한 인사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이 전 총장을 포함한 재외공관 대사 18명, 총영사 7명 등 총 25명의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석구 전 총장은 육군사관학교 41기 출신으로 육군본부 작전처장, 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부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국군기무사령관을 역임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기무사가 작성한 이른바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2018년 3월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인물이다. 그런데 송 장관이 이를 청와대(문재인 정부)에 늦게 보고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송 장관은 남북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의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문서 공개를 늦췄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전 총장은 기무사 해체와 조직개편, '항명 파동' 등으로 2018년 8월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기무사령관직에서 전격 경질됐다. 그리고 3년여 만에 특임공관장(직업외교관 출신이 아닌 인사 중에서 특별히 임명되는 공관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이석구 전 총장은 방산외교 적임자로 중동지역 외교와 핵심 공관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하연 전 서울경창청장도 과테말라 대사에 임명됐다. 경찰대학 5기인 장 전 청장은 치안이 불안한 과테말라에서 우리 교민 보호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과테말라는 우리 교민7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나라 크기에 비해 교민 사회가 상당한 규모로 영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인사"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공관장 인사에서 5명의 특임공관장을 포함시켰다. 이 전 총장과 장 전 청장을 비롯해 양기호 주고베 총영사(성공회대 교수), 송해영 주벤쿠버 총영사(전 외교부 장관정책보좌관), 허남덕 주바르셀로나 총영사(기획재정부 국고국장) 등이다.

이밖에 직업외교관 중에는 문승현 주태국대사(전 주미국 공사), 김형길 주덴마크대사(전 국회의장 외교특임대사), 박일 주레바논 대사(전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 이병도 슬로바키아대사(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 임훈민 주폴란드대사(전 북극협력대표 겸 아프리카협력대사), 박성수 주우간다대사(전 주독일공사), 황경태 주칠레대사(전 중남미국장) 등이 임명됐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