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3'(고등학교 3학년생)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한 고3 김민규 군을 칭찬하면서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광주에서 첫 지역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고3 학생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6일 SNS에 김 군이 선대위 출범식에 2030 세대를 대표해 발언한 영상을 게시하면서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며 "김민규 당원, 꼭 언젠가는 후보 연설문을 쓰고 후보 지지 연설을 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이 의원이 발끈했다. 그는 "젠더 갈라치기를 넘어 이제는 고3도 '우리 고3'과 '민주당 고3'으로 나뉘는 것이냐"며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이준석 대표의 갈리치기 DNA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정치를 게임 취급하는 정치인은 절대로 눈 맑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세상과 사물을 대하는 정치인의 태도는 국민의 영혼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보며 그런 믿음을 얻었다. 나는 앞으로도 내 믿음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정말 멋졌던 연설 영상을 올리면서 우리 고3 당원 기 살려주는 게 왜 갈리치기냐"며 "자신 있으면 이탄희 의원님이 민주당 고3 선대위원장 연설을 올려서 홍보하시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참여하고 경쟁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고 민주당은 그냥 자리를 주는 방식"이라며 "어떤 방법을 젊은 세대가 선호하고 공정하다 여기는지 붙어보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1월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광주여고 3학년인 남진희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1월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광주여고 3학년인 남진희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광주를 찾아 2030을 전면으로 앞세운 지역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고3 남진희 양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이재명의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해 진행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를 언급하며 "이번에 이재명 후보는 고3에게 선대위원장을 줬고, 저희가 토론 배틀을 했을 때 19살의 김민규 군이라는 학생이 토론 배틀에 참여한 바 있다"며 "김 군은 8강에 갔고 이후 떨어졌다. 김 군에게는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선대위원장이 되신 분은 그냥 지명받은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어떤 게 진정한 정치 참여의 길이라고 생각할지, 제가 30대 당대표가 됐을 때 민주당 또는 정부에서 대응책으로 했던 게 박성민 비서관 채용이었다. 전당대회에서 30대 당대표가 되는 것과 청년 비서관을 지명하는 것의 효과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방법이고,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득표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 하나 수혜 주는 것으로 2030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