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성남 라인이 캠프 핵심…'후보 집중형' 구조로 몸집 줄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후보 중심으로 몸집을 가볍게 재정비한 것이 특징이다. 선대위 내 핵심 기능은 중앙대·성남 라인인 이 후보의 최측근들이 도맡았다. 나머지 주요 기능은 당내 최대 계파인 정세균(SK)계와 이낙연(NY)계, 친문(친문재인) 인사에게 분산했다. ‘후보 집중형’ 선대위를 구축해 캠프 내 의사결정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당 안팎의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이 후보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여당 후보로 확정된 뒤 민주당 사무총장과 선대위 총무본부장 자리를 거머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중앙대 후배다. 이 후보는 법학과 82학번이고, 김 의원은 경영학과 86학번이다. 김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4기 출신으로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이 후보가 당과 캠프의 자금, 조직 등 살림을 챙기는 핵심 요직에 김 의원을 앉히면서 김 의원에게 신뢰를 재확인해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19대 대선 때도 이 후보 캠프에서 조직과 정책을 총괄했다. 20대 총선에서 수원병을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당내 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7인회’의 핵심 멤버다.

7인회 멤버이자 ‘성남 라인’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경선 캠프에 이어 선대위 직능본부장에 임명됐다. 김 의원 역시 19대 대선부터 이 후보를 적극 도왔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 35명이 참여한 원내 싱크탱크인 ‘성장과 공정포럼’을 조직하는 등 당내 지지 기반이 약했던 이 후보에게 ‘천군만마’를 안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겸임하게 된 강훈식 의원과 정책본부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은 신(新)이재명계로 급부상한 인물들이다. 강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일했고, 전략기획본부장에 새로 임명되기 전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으로 이 후보를 수행했다.

윤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조정비서관·국정과제비서관 등을 지낸 ‘정책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노(친노무현)그룹의 지지를 이끌어낸 이 후보가 친노 정책통인 윤 의원에게 정책 총괄을 맡긴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SK계 핵심 인사인 이원욱 의원과 서영교 의원을 각각 조직본부장, 총괄상황실장에 지명했다. NY계 오영훈 의원에게는 비서실장을, 박광온 의원에게는 공보단장을 맡기면서 ‘탕평’을 꾀했다는 해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의원은 정무실장에 발탁됐다. 김영희 전 MBC 콘텐츠총괄부사장을 홍보본부장으로 영입하면서 선대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