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일 밤 자진 사퇴를 시사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1호'로 영입된 지 이틀 만이다.조 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누굴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고 운을 뗐다.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늘 제자리이거나 뒤로 후퇴하는 일들만 있다"며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한순간에 더럽혀지고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다만 아이들과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주셨으면 한다.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며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힘든 시간들이었다"고 했다.끝으로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며 "안녕히 계세요"라고 덧붙였다.조 위원장은 여군 장교 출신의 군사·우주 전문가라는 이력과 30대 워킹맘이라는 상징성을 갖춰 영입 직후 쇄신 선대위의 새 간판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사생활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 위원장과 민주당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눈물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불거진 사생활 논란과 관련 "개인적인 사생활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편함과 분노를 분명 느꼈을 텐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그는 "처음부터 기울어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양쪽 다 상처만 남은 채 결혼생활이 깨졌다"며 "개인적으로 군이라는 굉장히 좁은 집단에서 그 이후로 숨소리도 내지 않고 살아왔다. 아마 그냥 혼자였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켜야 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평생 고생하신 어머니를 보살펴야 했기에 어떤 얘기가 들려도 죽을 만큼 버티고 일하고 공부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 같은 사람은 10년이 지난 이후에 또는 20~30년 지난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당당하게 얘기하는 엄마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줄 기회조차도 허락받지 못하는 건지, 저 같은 사람은 그 시간을 보내고도 꿈이라고 하는 어떤 도전을 할 기회조차도 허락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호소했다.한편, 자신의 사생활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게시글은 한때 삭제됐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친구' 관계인 지인들에게 다시 보이는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민주당 측은 진의 확인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락이 닿지 않자 이날 오후 9시55분께 경찰에 신고 했고, 현재 경찰은 조 위원의 소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1호' 조동연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이 가정사 문제로 구설에 휘말린 가운데 고 박원순 서울시장 유가족 측 변호사가 "수습 못 하면 이번 선거 끝났다"고 말했다.박 전 시장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2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 인사 참사인데, 이재명 선거캠프에서 바로 그 실책을 해버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정 변호사는 "이재명은 문재인의 되풀이라는 인상을 줘버린 것이다"라며 "수습 못 하면 이번 선거 끝났다고 본다"고 비판했다.그는 앞선 게시물을 통해 "앞으로 민주당은 절대 인사 검증 하지 말고 강용석 변호사의 가로세로연구소에 아웃소싱을 해라"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인사 검증 시스템의 허술함을 지적한 것이다.강 변호사가 1일 "조동연 전 남편과 아들의 유전자 검사 결과"라며 "친자 불일치"라는 내용이 담긴 2013년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조 위원장은 다음날 오전 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 같은 사람은 (이혼 뒤) 10년이 지난 이후에 또는 20, 30년이 지난 이후에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당당하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줄 기회를 허락받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눈물까지 보였다.조 위원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사생활로 인해 많은 분이 불편함을 분명히 느끼셨을 것"이라며 "분노도 느끼셨을 텐데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이어 "일단 처음부터 좀 기울어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양쪽 다 상처만 남은 채로 결혼생활이 깨졌다"며 "저는 군이라는 굉장히 좁은 집단에서 그 이후에 숨소리도 내지 않고 살아왔다"라고 설명했다.자신을 둘러싼 이혼과 혼외자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그러면서 "전 남편도 그런 과정에서 다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 역시 지금 현 가정에서 저희 두 아이, 특히 저희 둘째 아이 누구보다도 올바르게 사랑받고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강 변호사의 폭로 후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조 위원장이 사실상 해당 의혹을 인정하면서 궁지에 몰렸다."조 위원장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문제를 제기한 (강 변호사)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안민석 의원도 민망한 처지가 됐다.법원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전 남편이 제기한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조 위원장이 낳은 자녀의 DNA가 전 남편과 달랐다는 의미다.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사생활에 관한 문제라 말씀을 안 드리려고 했는데 같은 워킹맘으로서 화가 나서 말씀드린다"면서 "워킹맘 망신 혼자 다 시키고 계신다. 사과할 거면 깔끔하게 사과만 하면 되지 눈물 전략을 들고나오나"라고 직격했다.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조 위원장 사태와 관련해 "모든 정치는 국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니 국민의 판단을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 위원장의 거취가 여론 향배에 달려있음을 시사했다는 관측이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1일 "여자가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면 페미니스트라고 욕을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사생활 관련 논란에 휩싸이자 감싼 것이다.이 교수는 이날 오후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참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는 굉장히 공감한다. (조 위원장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장애물을 저분도 경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조 위원장을 '예쁜 브로치'에 빗대 여성비하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선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최근 일부 국민의힘 남성 지지자들이 본인의 선대위 합류를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지금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졌는데, 지난 며칠 사이에 지금까지 살면서 당해 보지 못한 갖은 수모를 겪고 있다"며 "댓글을 보면 알 것이다. '제 배우자가 누구다', '아들이 누구다' 이런 얘기까지 댓글을 다니까 제가 남자였어도 '아내가 뭐를 한다'는 이런 얘기를 사람들이 했을까 싶다"고 했다.이어 "저는 지난 2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한 사람인데 제가 한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고 왜 가족이 누구인지 얘기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인터뷰 장소에 오는 길에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그 따끔따끔한 느낌이 제가 댓글을 볼 때 받는 느낌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이 교수의 선대위 합류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교수가 생각하는 여러 방향성이란 게 지금까지 우리 당이 2021년 들어와서 견지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강하게 들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선대위 합류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여성·아동 인권 보호에 앞장서온 이 교수의 행보가 젊은 세대의 남성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당 선거전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의 논리다.이 대표의 반대에도 이 교수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윤석열 후보가 당대표를 '패싱'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지점이다. 이와 동시에 윤 후보의 충청권 일정 사전 미고지 등이 현재 이 대표의 '잠행'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