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양제츠, SCM 대만 언급에도 회담 분위기 '훈훈'
양측은 이번 회담에 앞서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의 공동성명에 대만과 관련한 문구가 들어가 자칫 회담 분위기가 냉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 정치국원은 모두 발언 시작부터 서 실장을 '오랜 친구'라는 뜻의 라오펑유(老朋友)라 부르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양 정치국원은 서 실장을 다시 만나 기쁘다면서 양국을 '중요한 이웃', '협력 동반자'로 표현하며 "중국은 한국과 우호를 튼튼히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춰 양국관계를 더 좋은 관계로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도 양 실장의 환대에 "좋은 이웃은 돈과도 바꾸지 않는다"(호린거금불환·好隣居金不換)라고 화답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지난해 8월 부산에서 양 정치국원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재회의 소감을 중국 속담인 '일회생, 이회숙, 삼회노붕우'(一回生, 二回熟, 三回老朋友)로 표현했다.
이 속담은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하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뜻이다.
서 실장은 1년 3개월 만에 양 정치국원을 만났지만, 여러 차례 서한과 구두 메시지를 교환했다면서 친밀감을 표했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향후 30년의 양국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은 예정된 회담 시간인 오후 5시 정각에 회담장에 입장해 13분간 모두 발언을 마치고 나란히 회담장으로 향했다.
한편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이 만난 곳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100㎞가량 떨어진 톈진(天津)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중요한 외교적 협의는 대부분 톈진에서 개최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이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이른바 '화약냄새 짙은 회담'을 한 뒤 첫 고위급 회담을 한 곳도 톈진이다.
미국 국무부 2인자 웬디 셔먼 부장관은 지난 7월 톈진에서 24시간 동안 머무르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셰펑(謝鋒) 부부장과 잇따라 회담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가 카운터파트인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와 회담한 곳도 톈진이다.
케리 특사는 지난 9월 톈진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원(당 서열 7위)인 한정(韓正) 중국 부총리, 양 정치국원, 왕이 부장과 잇따라 화상 회담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부분 외빈을 수도 베이징으로 들이지 않고 다른 도시로 불러오는 추세다.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입국하는 사람에게 3주 '시설격리'를 시키는 등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도의 방역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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