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도층 공략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이재명표 에너지 전환’을 내세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탈원전이냐 감(減)원전이냐, 그런 논쟁인데 신규로 원전을 짓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발표하며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에 대해 이 후보는 “당시에도 국민에 따라서 결정했지만 반론도 매우 많은 상태”라며 “국민들의 의견에 맞춰서 충분히 재고해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가 탈원전 이슈에 대해 문 대통령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국회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그동안 (재생에너지 문제를 보완하는) 기저 전력 역할을 해왔다”며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발언도 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가)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 발언을 두고 2030세대를 비롯해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