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 개선방안 발표…학자금대출 '국세청 직권' 상환유예 가능

앞으로 기업으로부터 일방적인 채용취소를 당한 청년구직자는 정부의 무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해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2년으로 제한됐던 '창업휴학' 기간도 사실상 무제한으로 바뀐다.

정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년정책 전담부서 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청년 생활체감형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청년정책 전담부서가 신설·보강된 이후 첫 부처 간 협업 성과물이다.

현재 청년정책 전담부서가 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부·복지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 등 9곳이다.

이번 방안에는 ▲ 채용과정·고용관계 부당·애로사항 개선 ▲ 청년 전세불안 완화 및 채무부담 경감 개선 ▲ 미래설계 지원 및 취·창업 기회 확대 ▲ 취약청년 지원 및 청년정책 접근성 확대 등 4개 분야 17개 과제가 담겼다.

채용 일방적 취소당하면 무료법률서비스…'창업휴학' 무제한
◇ 부당해고 무료법률 서비스…전세임대 활성화
정부는 우선 '권리구제업무 대리지원제도'에 청년전담 대리인을 신설, 최종합격 후 채용 취소와 같은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 신청 등 무료법률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청년내일채움공제(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지원해주는 제도)에 참여하는 청년에 대해서는 부당대우 전담 상담창구와 신고 채널이 구축된다.

중도 이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직장내 괴롭힘, 임금삭감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직장내 괴롭힘이 확인될 경우 적절한 사후조치를 하도록 하고,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기업의 공제가입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할 계획이다.

또 청년의 선호가 높은 전세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전세임대 계약 가능 주택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민간 플랫폼과도 매물을 공유하기로 했다.

아울러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연체가 발생할 경우 대출자의 신청 없이도 국세청이 선제적으로 상환능력을 확인해 직권으로 상환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

정보 부족으로 체납이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 취업 증빙서류 정부24에서 일괄 제출…창업휴학 제한 삭제
정부는 청년들의 편의를 위해 취업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정부24' 서비스를 통해 일괄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또 현재 2년으로 규정된 '창업 휴학' 기간 제한을 사실상 없애기로 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휴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총 420억원 규모의 프론트원(FRONT1) 펀드를 신규 조성하고 기술력과 사업성이 검증된 초기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와 함께 청년창업사관학교 우수 졸업자는 정부의 창업 도약패키지에 우선 선발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선발·보육 과정과 연계 시스템 등 전반을 연내에 개편하기로 했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신규강좌에 수어 통역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청각장애인 청년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또 메타버스·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저작권 분야 쟁점을 논의하는 '신기술 환경 지식재산권 협의체'를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신고 접수 등을 통해 저작권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채용 일방적 취소당하면 무료법률서비스…'창업휴학' 무제한
◇ "새 정책 없다" 지적도…국무조정실 "빠른 개선에 방점"
다만 이번 개선방안이 부처별 청년조직이 신설·보완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임에도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보완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주거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차인 보호 방안으로 기존에 나온 중개인 손해배상책임 상향을 제외하면 '전세 사기 예방 캠페인' '중개인 의무 이행 여부 집중 점검' 등 실효성이 낮은 방안만 제시됐다.

전세임대주택 물량 부족과 관련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계약 가능 매물목록 게시, 임대인 중개수수료 지원, 화재경보기 설치 지원 등만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국조실은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법률 개정이나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과제보다는 속도감 있는 제도개선에 방점을 뒀다"며 "청년들이 변화를 빨리 체감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과 소통을 통해 지속해서 개선과제를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