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류선종 대표(검은마스크)의 안내를 받으며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류선종 대표(검은마스크)의 안내를 받으며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제가 만들어온 작은 성과에 취해 자만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 SNS에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습니다"라며 이같이 적었습니다. 이 후보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으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저의 온 힘을 집중하겠다"며 "후보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 현재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해야 할 것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게) 50조원 지원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때까지 미룰 필요 없다. 50조원 지원 약속 저도 받겠다"고 했습니다. "내년 본예산에 편성해서 윤석열표 50조 원 지원 예산을 내년에 미리 집행하자"는 이야기였습니다. 상대 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이 후보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는 공약으로 내건 국토보유세 신설과 관련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 증세는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국토보유세를 바로 추진하는것이냐'는 질문에 "이 부분에 대해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주장하다가 정부 반대로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있는 우수강소기업 클레버를 방문해 2차전지 제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있는 우수강소기업 클레버를 방문해 2차전지 제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측도 공약에 손질을 가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최근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의 여성·청년 정책과 관련해 "공약의 부족한 점, 공백이 눈에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윤 후보가 공약한)보호수용법이나, 전자발찌를 평생 채우겠다는 법이 어떻게 청년 정책인지 잘 모르겠다"며 "성폭력 무고죄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어떤 종류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누군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지율을 놓고 초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한 대선주자 5자 대결 조사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율은 각각 35.5%로 똑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앞으로 국민들에게 어필할 공약을 내놓으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반응이 나빴거나 호응을 얻지 못했던 기존 공약에 대한 손질도 가해지는 움직임입니다.

그러나 이는 자칫 '말 뒤집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발언과 관련해 "누가 반대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라며 이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 극언한 때가 불과 보름 전"이라며 "그런 이 후보가 4년 전부터 국민 앞에 한 약속을 대선 백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 대체 이 후보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공약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한 모양새입니다. 두 후보 중 자만하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으면서, 공약의 부족한 점과 공백을 보완하는 후보가 결국 승리하지 않을까요.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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